[사이언스 in 라이프]과학이 만든 빛 `전등`의 역사

`태초에 빛이 있으라 하시매 빛이 있었다` 성경 창세기 1장에 나오는 문구다. 성경에 의하면 하나님은 천지를 창조하고 다음 작업으로 빛을 만들었다. 세상이라는 존재가 탄생한 뒤 우선 필요한 것은 `빛`이었다는 이야기다. 낮밤을 구분하기 위해 지구는 자전을 하며 태양 주위를 돈다. 인류는 밝은 낮에는 세상을 구별하며 활동하지만, 어두운 밤에는 시야 확보가 쉽지 않아 맹수 등 위험에 노출됐다.

인간이 밤이란 공포를 극복하기 위해 처음 나선 시도는 불이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에게 불의 사용법을 알려준 것으로 전해진다. 횃불, 기름 등, 촛불 등 다양한 수단으로 밤을 밝히려 했지만 빛의 밝기와 유지 시간은 제한적이었다.

#전기를 활용하면서 빛은 종교와 신화가 아닌 과학 영역에서 다뤄졌다. 전기만 있으면 밤에도 어둠을 밝힐 수 있는 전등은 1811년 험프리 데이비가 두 전극 사이에서 방전이 일어나면 빛이 나온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오늘날 전등이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기반을 닦은 것은 1879년 토마스 에디슨과 영국 조셉 윌슨 스완이 전등을 발명하면서부터다. 실용화는 파리 콩코드 광장에 가로등을 점등하면서 시작됐다. 아크등은 두 전극을 한 번 접촉시켜놓고 직류 전원을 넣어 전류를 통과시킨다.

탄소 전극을 서서히 벌리면서 접촉점이 가열되고 탄소 증기가 발생해 아크가 생기는 원리로 점등한다. 아크등은 너무 빨리 타버리는 단점이 있는데, 적당한 전도체나 필라멘트를 용기나 유리 구 안에 타지 않도록 집어 넣는 방법이 고안돼 해결됐다. 에디슨인 탄소 필라멘트 전등 안을 진공으로 유지하는 문제를 해결해 40시간 동안 빛나게 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1880년 말에는 1500시간을 견디는 16와트 전등을 만들어 시장에 내놓았다.

#1910년 제너럴일렉트릭(GE)은 전등 수면을 연장 시킨 텅스텐 필라멘트를 발명했다. 최근에는 아르곤 85%와 질소 15% 혼합 가스를 사용하고 열손실을 감소시키기 위해 필라멘트를 코일 모양으로 감아 사용하고 있다. 바로 백열등이다.

그러나 백열등은 수명이 짧고 발광 효율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반사체 표면의 밝기를 나타내는 휘도가 높아 눈이 부시다. 대형 면적으로 활용하기 어렵고 일부 사람들은 빛 색깔이 불쾌감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를 대체해 최근 세계적으로 전등 교체 작업에 들어가고 있는 것이 LED다. LED는 반도체 소자 일종으로 전류를 흐르게 하면 전자와 정공에서 반응이 일어나 빛을 낸다. LED는 한가지 색만 낼 수 있다. 우리 눈은 빛의 삼원색 빨강, 초록, 파랑(RGB)을 혼합하거나 보색 관계에 있는 두 색을 혼합해도 백색광으로 인지한다. 이 원리로 LED도 백색광을 만들 수 있다.

LED는 백열등에 비해 최대 80%까지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전구나 형광등은 전기에너지를 열 에너지로 전환해 다시 빛으로 내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효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LED는 전기 에너지를 직접 빛으로 전환한다. 형광등처럼 수은을 포함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전등 시장을 중심으로 점차 우리 사회에 LED 등 교체 바람이 불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LED 안전성에 대해 경고하기도 한다. KOTRA 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 식품·환경 및 노동·안전기관(ANSES)은 2010년 인체에 해로운 LED 제품이 소비자 시장에 유통되기 때문에 안정성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권고했다. LED 작업 테스트 결과 일부 LED에서 빛 파장이 짧은 청색과 저온 백색 LED가 광화학적 손상 때문에 위험하다는 것이다. 단위 면적당 휘도가 기존 전구보다 1000배 이상 강해 망막을 손상할 위험성이 있는 제품도 나왔다. 수정체가 아직 형성되지 않은 어린이나 인공수정체를 가진 사람, 장시간 LED에 노출돼 일하는 직업인은 청색 LED로 심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직까지 큰 시장 규모로 형성돼 있지 않지만 형광등과 LED 등의 장점을 모은 하이브리드 형광 램프(HFL)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같은 조도일 때 발열이 적고 효율이 좋다. LED 전등의 단점인 발광 범위가 좁다는 문제도 해결했다. 자연광과 유사해 고효율 친환경 조명으로 부각되고 있다. GE 라이트 등 미국업체와 일본 전등 제조사에서 HFL를 생산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지원으로 지에이티(GAT) 등 중소업체에서 HFL 개발에 나서고 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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