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학기술인 열전! 멘토링 레터]"일을 잘하려면 자기자신부터 알아야"

To. 사회 진출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일하고 있는 정재숙입니다. 그래프와 계산 기하 알고리즘을 이용해 실제 문제를 푸는 것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기존 알고리즘을 사용할 수 있도록 수학적으로 다시 표현하고 적절한 알고리즘을 찾는 것이 연구자로서 제가 하는 역할입니다.

Photo Image

먼저 자신을 알아가는 것의 중요함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진부한 주제지요. 아마도 지금은 점수가 어떻고 어떤 능력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자격증 등을 따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급해 보일 것입니다. 이것이 하찮다고 말하려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그러나 자신을 모르면 자격증이나 전공지식도 잘 사용할 수가 없답니다.

해야 할 일이 엄청 많고 나에게 요구되는 일도 많은 환경에서 주어진 일, 보이는 일을 모두 해내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습니다. 일 잘하는 사람은 그 많은 사항 중에서 중요한 일들을 골라내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하는 사람입니다. 결국 해야 할 일 선택을 위해 우선 순위를 올바르게 내리려면 자신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더군요. 그 위에 세상과 일에 대한 지식과 실행력 등이 있어야 합니다만, 자신을 알지 못하면 전문지식과 실행력 등을 키우기도 힘듭니다.

몇 주 전 프라다란 패션 브랜드를 크게 일으킨 미우치아 프라다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프라다는 자신에 대한 앎을 다음과 같이 강조하더군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해 제대로 아는 거예요. 아무리 최신 유행과 예술 흐름을 발 빠르게 따라간다 해도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모르면 아무 소용이 없죠. 그러려면 패션뿐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답니다. 솔직히 이게 가장 어려워요. 진정으로 자기 자신이 원하는 것을 따라가는 것 말이에요.”

최인아 제일기획 상무도 비슷한 말을 하시더군요. “끼·감각·순발력이 광고의 모든 것으로 통하고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끼나 감각을 키우려는 노력 대신, `과연 사람을 움직이는 게 끼나 감각만으로 될까`라고 의문을 품었습니다. 그러곤 제 방식으로도 통할 수 있음을 보여주겠다고 오기를 가졌지요. 저는 저 자신을 찬찬히 들여다보았고 세상 밖으로 안테나를 세우는 대신 제 `안`으로 걸어 들어갔습니다. 거기에 한 사람이 있었고, 저는 저를 거울에 비추며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움직이며 반응하는지를 생각하고 또 생각했습니다. 여럿을 보는 대신 하나를 깊이 보고 숙고한 거죠.”

자신에 대해 계속 알아나가는 바탕 위에 자신과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하는 공부가 쌓이고 쌓여서 그것이 밖으로 나갈 때에는 재능과 관심에 따라 어떤 사람에게는 철학이라는 형태로, 어떤 사람에게는 과학 이론 형태로, 또는 문학, 공학, 패션, 건축 등 다양한 형태로 표현된다고 생각합니다. 위대한 작품일 경우에 말이죠.

자신을 알아가는 것은 무척이나 진부해서 소홀히 되어온 주제이긴 합니다. 결과를 측정하기 힘들어 학교 교육에 포함하는 것이 힘들기도 하고요. 그래서 인재를 찾는 것이 힘든가 봅니다. 그러나 삶이라는 것이 잠시 가다 말 것도 아니고, 기쁘게 즐기면서 멀리 가려면 자신을 더욱 잘 알아가야겠다고 제 스스로도 다짐을 하게 됩니다. 이 기쁜 여행을 여러분들에게도 권하고 싶네요.

From. 정재숙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선임연구원

제공:WISET 한국과학기술인지원센터 여성과학기술인 생애주기별 지원 전문기관

(www.wiset.re.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