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플랫폼 강화 전략에 힘이 붙었다.
지난 상반기 야심차게 내놓았던 서비스들이 냉랭한 시장 반응을 얻으며 쓴맛을 봤지만, 최근 카카오뮤직이 500만 내려받기를 넘어 사용자 기반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부진하던 카카오페이지도 `달빛조각사`라는 검증된 콘텐츠를 만나 흥행조짐을 보이고 있다. 업계는 다시 커지는 카카오의 콘텐츠 플랫폼 파워를 주시하고 있다.
◇`메신저→플랫폼` 진화 과정 굴곡도
카카오톡은 하루 방문자만 2000만명, 1인 평균 실행 횟수 30회가 넘는 `국민` 메신저다. 카카오톡의 모바일 지배력을 카카오스토리와 카카오게임하기, 선물하기 등으로 성공적으로 옮겨가며 모바일 플랫폼으로 변신해 왔다.
반면에 이후 출시된 `카카오플레이스` `카카오앨범` `카카오페이지` 등은 기대에 못 미쳤다. 위치기반 SNS, 사진앨범, 모바일 콘텐츠 등 특화 서비스를 앞세웠지만 사용자들은 낯설어했다. 보편적 수요가 있는 서비스를 쉽게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카카오의 장기를 충분히 살리지 못 했다.
지난 4월 시작한 카카오페이지는 카카오톡 트래픽을 기반으로 모바일 사용자와 창작자를 직접 이어주는 콘텐츠 플랫폼을 지향했지만 반응은 냉담했다. 일부 서비스는 폐지를 검토할 정도였다. 카카오 플랫폼의 확장성에 한계가 온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왔다.
◇기회는 1개 서비스로도 만들어진다
최근 카카오페이지의 반등과 카카오뮤직, 카카오그룹의 선전으로 카카오 플랫폼의 힘이 다시 주목받는다.
인기 장르문학 작품 `달빛조각사`는 지난달 카카오페이지에 출시된 후 한 달만에 1억원 수익을 올렸다. 앱랭커에 따르면 초기 1만명 수준이던 일일 방문자도 10월 초 한때 20만명 이상 달하기도 했다.
콘텐츠의 힘과 이용권 도입, 마케팅 강화 등 카카오페이지의 개선 노력이 합쳐진 결과다. 신간 41권은 아예 종이책보다 카카오페이지에 먼저 공개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달빛조각사 성공으로 최근 작가와 출판사에서 다시 카카오페이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카카오뮤직도 출시 하루 만에 무료 앱 1위에 오르고, 20여일 만에 500만 내려받기를 기록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모바일 환경에서 친구와 음악을 공유하고 좋은 음악을 알리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카카오그룹도 지난달 출시 6일만에 500만 내려받기를 기록했다.
◇그러나, 언제나 바뀔 수 있는게 모바일
아직 단정은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카카오페이지가 장르문학명품관을 두는 등 유통사를 통해 장르문학을 대거 끌어들이면서 기존 전자책 플랫폼과 차이가 없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카오 관계자는 “일단 카카오페이지로 사람을 모아야 다양한 창작자들을 알릴 수 있는 길이 열린다”며 “모바일 창작 환경 개선을 위해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뮤직은 곡당 600원 가격 부담을 넘어 사용자의 지속적 참여를 끌어내는 것이 과제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