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와 비판 엇갈려…'신제품 효과' 과연?
애플이 보다 얇고 가벼워진 `아이패드 에어`와 해상도를 높인 `아이패드 미니2`를 공개했다. 소프트웨어보다 하드웨어 진화를 앞세운 아이패드 신제품에 미국 언론은 기대를 나타냈지만 역시 애플다운 혁신이 사라졌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태블릿PC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진영에 밀리며 점유율이 30% 밑으로 추락한 애플이 `신제품 효과`를 누리기 힘들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심심찮게 쏟아졌다.
애플은 22일(현지시각) 샌프란시스코 예나 부에나 아트센터에서 제품 발표행사를 열고 `아이패드 에어`와 `아이패드 미니2`를 선보였다.
아이패드 에어는 외형과 성능에 많은 변화를 줬다. 두께가 7.5㎜로 얇아졌고, 무게도 469g으로 전보다 가벼워졌다. 베젤 폭도 줄였다. 아이폰5S에 사용한 A7 프로세서와 M7 그래픽 칩을 써서 성능도 대폭 향상됐다. 롱텀에벌루션(LTE)을 지원하는 모델도 나온다.
아이패드 미니2는 디스플레이 변화가 핵심이다. 아이패드와 같은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장착하고, 아이패드와 같은 2048×1536 해상도를 구현했다. 배터리 성능을 강화해 10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새 아이패드에 기대와 비판이라는 엇갈린 평가가 쏟아졌지만 대체로 반전이 없었다는 평가가 대세를 이뤘다. 지난번 아이폰5S·5C 발표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놀라운 내용은 없었다는 것이다.
아이패드 에어는 하드웨어에서 한 단계 도약한 아이패드라는 평가가 나왔다. 무게와 두께를 줄이면서 휴대성을 높였고, 칩과 배터리 성능도 강화했다.
하지만 아이패드 미니2는 화질 외에는 달라진 것이 없어 아쉽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허핑턴 포스트는 기존 아이패드 미니보다 무거워지고 두꺼워진 것이 아쉽다는 평가를 내놨다.
아이패드 미니2는 인치당 화소수(ppi)가 326ppi인데, 경쟁제품인 넥서스7과 킨들파이어HD 역시 323ppi로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두 제품은 가격이 229달러로, 399달러인 아이패드 미니2보다 훨씬 저렴하다. 무게도 넥서스7과 킨들파이어HDX가 더 가볍다.
미국 언론은 제품보다 애플의 전략에 주목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이 미국 추수감사절(블랙프라이데이)부터 성탄절로 이어지는 최대 쇼핑 기간에 299달러부터 시작하는 다양한 제품을 팔게 됐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아이패드도 아이폰 전략을 따라간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안드로이드 제조사와 경쟁하기 위해 애플 역시 제품 크기와 가격, 사양 다양화로 생존을 모색했다는 해석이다. 뉴욕타임스는 애플이 이번 행사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를 직접 겨냥했다고 전했다. 애플은 맥과 아이패드, 아이폰에 들어가는 생산성 SW `아이웍스`를 무료로 바꿨다. 새 맥 OS `매버릭스` 업데이트도 공짜다. MS 윈도와 오피스에 선전포고인 셈이다.
아이패드 에어는 다음 달 1일부터 미국, 영국, 독일, 호주, 일본 등 41개국에서 1차 출시한다. 중국은 지난번 아이폰5S·5C 때와 마찬가지로 아이패드 1차 출시국에 처음 포함됐고 반대로 한국은 1차 출시국에서 제외됐다. 가격은 499달러부터다.
애플은 아이패드2 미니 출시일은 11월이라고만 했을 뿐 정확한 출시일과 출시국가를 발표하지 않았다. 업계는 아이패드 미니2 출시 전부터 제기됐던 레티나 디스플레이 공급부족 사태를 우려했다. 해외 애널리스트들은 레티나 디스플레이 수율 문제로 아이패드 미니2가 연내에 200만~500만대 공급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권건호·김인순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