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를 개발하듯 하드웨어를 빠르게 변경한다.”
레이 쥔 CEO와 지난 8월 구글을 떠난 휴고 바라 글로벌 수석 부사장이 밝힌 샤오미 스마트폰 개발 전략이다. 포브스는 스마트폰 시장의 떠오르는 별 샤오미는 애플 모방으로 유명하지만 개발 방식은 완전히 다르다고 보도했다.

샤오미는 대표적인 애플 모방 기업으로 통한다. 레이 쥔은 스티브 잡스처럼 검정색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스마트폰을 홍보하며 애플 마케팅 방법을 베끼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개발은 정반대다. 애플은 위에서 결정한대로 따르는 톱다운 방식인데, 샤오미는 사용자 반응을 철저히 분석해 스마트폰 기능과 디자인에 반영한다. 크라우드소싱으로 스마트폰을 개발하고 매주 목요일 운용체계(OS)를 빠르게 업데이트한다.
지난 8월 구글에서 샤오미로 옮긴 휴고 바라 수석 부사장은 레이 쥔과 함께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GMIC 모바일콘퍼런스에 참여했다. 콘퍼런스는 공교롭게 애플이 아이패드를 공개한 예바부에나센터 인근 모스콘센터에서 같은 시간에 열렸다.
바라 부사장은 “사용자 반응에 집중하며 빠르게 적용하는 개발 방식은 기존 제조업과 매우 다른 접근”이라고 말했다. 그는 샤오미 내부에서 상품 매니저가 사용자 포럼에 상당 시간을 할애 한다고 밝혔다. 바라 부사장은 “상품 매니저는 한 시간 이내 사용자 제안을 선택한다”며 “몇 시간 안에 관련 과제가 엔지니어 책상에 놓여있다”고 설명했다. 사용자 제안이 좋으면 몇 주 안에 제품으로 나온다. 애플이 스마트폰 한 개를 내놓는데 일 년이 걸리는데 샤오미는 크라우드소싱으로 몇 주안에 일사천리로 해결한다.
그는 “샤오미에만 있는 독특한 기능 중 상당수가 사용자 제안의 결과”라며 “상품 매니저가 아니라 사용자 머리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샤오미는 이런 사용자를 `미팬(me fans)`이라고 부른다. 샤오미 글로벌 진출을 지휘하는 바라 부사장은 “아직 어떤 국가 먼저 공략할지 정해지지 않았다”며 “소비자 중심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이 쥔은 샤오미 인기의 또 다른 비밀로 싼 가격에 높은 품질을 꼽았다. 그는 “가장 좋은 제품을 제조원가에 판매한다”며 “소셜미디어 활동과 전자상거래 인프라가 잘 갖춰진 나라를 시작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어느 나라에 진출하던 샤오미는 각 시장에 따라 맞춤 제품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샤오미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하드웨어를 이용한다”고 덧붙였다.
샤오미는 지난 2분기 중국에서 애플을 제치고 시장 점유율 6위에 올랐다. 2분기 중국 시장에서 샤오미는 440만대, 애플은 430만대 스마트폰을 팔았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