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 업계가 사용자 편의성을 강화한 제품군을 앞세워 신시장 개척에 적극 나섰다. 성장 정체기를 맞이한 PC 시장에서 벗어나 급성장하고 있는 태블릿PC·게임 시장을 중심으로 신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키보드 업계가 점차 기존 데스크톱 PC 기반 번들 사업에서 벗어나 개인 소비자를 중심으로 판로 확장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로지텍, 아이매직, 엑토 등 주요 키보드 전문업체는 태블릿PC와 게임에 특화된 제품군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데스크톱 PC 구매자에게 키보드를 번들로 제공하거나 저가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량을 늘리던 입력장치 전문 업계가 PC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신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며 “최근 게임용 기계식 키보드 블루투스, 키보드, 휴대용 접이식 키보드 등 태블릿PC 사용자와 게이머에 적합한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로지텍은 최근 독자 개발한 기계식 키보드 `G710플러스`로 국내 게임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온라인 게임 시장을 중심으로 10만원대를 웃도는 고가 게임용 키보드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계식 키보드는 각 키 마다 스프링을 탑재해 장시간 타이핑해도 손목 피로도가 적다. 기계식 키보드가 게이머에게 적합한 이유다.
아이매직은 사용자 편의성과 휴대성을 앞세운 제품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태블릿PC 대중화에 따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메신저 등에 문자를 입력하기 위해 소형 키보드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가 최근 선보인 블루투스 키보드 `BT1286`는 반으로 접을 수 있는 접이식 키보드다. 318×96×7.7㎜ 크기로 설계한 이 제품은 반으로 접으면 160×96×16㎜로 부피를 줄일 수 있으며 무게는 253g에 불과해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다.
액토(ACCTO)는 돌돌 말아 휴대하는 롤(Role) 형태 플렉시블 키보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플라스틱을 외장재로 사용하는 기존 키보드와 달리 실리콘을 주요 소재로 사용하면서 무게를 최소화한 것은 물론이고 방수 기능까지 구현했다.
업계 관계자는 “키보드 본연의 기능인 문자 입력은 물론이고 디자인, 휴대성, 편의성을 강조한 제품 수요가 태블릿PC 사용자와 게이머 층을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다”며 “키보드 업계의 무게 중심이 PC 시장에서 벗어나 신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오픈마켓 G마켓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9/10~10/10) 판매한 블루투스 키보드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1번가가 조사한 지난 9월 한 달간 유·무선 키보드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45% 증가했다. 게임용 기계식 키보드와 블루투스 키보드가 성장세를 이끈 것으로 조사됐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