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빚어내야할 `창조경제`가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 이에 전자신문은 한국과학창의재단과 함께 `인재가 먼저다`라는 주제로 공동 기획을 연재한다. 총 6회로 진행될 시리즈는 첫회 `다양성을 인정 않는 사회`를 시작으로 △과학인재 양성, 교육시스템을 바꿔라 △스팀(STEAM)으로 융합형 인재를 키우자 △`꿈`과 `끼`를 살리는 행복교육 △사회공헌의 신 패러다임 `교육기부` △창의적 인재육성을 말한다 등이 매주 소개된다. 이를 통해 창조경제 시대의 새로운 인재상과 참교육 패러다임의 대안을 모색해 본다.
지난해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국내 초·중·고교생 1만5000여명과 학부모를 상대로 `장래희망직업`에 대해 설문조사했다. 그 결과 학부모의 자녀 희망직업은 예상대로 공무원·교사·의사·간호사·회사원 등 안정적 직업군 순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학생 역시 고학년으로 진학하면서 점점 더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하고 있다는 점이다. 초등학생의 희망직업 1순위였던 `운동선수`는 중·고교로 진학하면서 조사 순위에도 집계되지 않았다. 대신 부모님이 원하는 직업으로 순위가 채워졌다.
창조경제는 창의적 아이디어에서 나온다. 하지만 개인의 다양성이 인정받지 못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이를 기대하기란 어렵다. 윤종록 미래창조과학부 제2차관은 “우리나라 사람은 문화를 소비하는 데는 매우 적극적이나,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데는 서툴다”고 말했다. 자기표현 부족과 시험 위주 교육환경이 창조경제 걸림돌이라는 얘기다.
숫자가 이를 방증한다. 우리나라의 유튜브 동영상 업로드 수는 35개 주요 국가 중 34위다. 토플 스피킹 점수 역시 35개국 중 29위로 최하위권이다. 각종 동영상 콘텐츠를 즐겨 열어봐도, 정작 자신의 창작물을 올리는 덴 익숙치 않다. 영어 사교육에 매년 수 조원을 퍼붓지만 입도 뻥끗 못하는 게 우리다. 수학·과학의 학업성취도는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 학생의 자기 주도 학습능력 역시 바닥권을 긴다. 대한민국의 창조경제 역량 수준은 G7 평균에도 미치지 못한다.
정창덕 미래창조융합협회 회장은 “우리가 자꾸 정부에게 `창조경제가 뭐냐` `실체가 없다` `뜬구름 잡는다`고 하는 것은 우리 모두가 창의적이었던 경험이 없고, 그럴 필요도 없이 살아왔기 때문”이라며 “오히려 창의력의 거세를 강요해 온 사회와 그 구성원에게, 이제 와서 갑자기 창조경제가 눈에 보일리 없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제일 먼저 `무한상상실`을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다. 한국과학창의재단 등을 통해 전국에 6개 시범 운영기관이 일단 개소된 상태다. 내년에는 93개소로 확대한다. 강혜련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은 “결국 창조경제는 창발적 아이디어와 상상력을 가진 국민과 그 사회가 이뤄내는 작품”이라며 “국민이 쉽고 자유롭게 상상력을 끌어올리고,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데 무한상상실이 그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PISA 한국 학생 분야별 순위
한국의 창조경제 역량 수준(괄호 안은 순위)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