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주에게 이로움을 주는 공생균이 숙주인 곤충의 장에서 적정밀도를 유지하는 비밀을 국내 연구진이 일본과 공동연구로 밝혀냈다. 14일 부산대 약대 이복률 교수팀은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 (AIST) 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공생균이 곤충의 장에서 적정밀도를 유지하며 증식하는데 유전자 `purL`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냈다.

purL은 `퓨린`의 생합성에 관여하는 효소다. purL이 고장 난 돌연변이 공생균은 곤충의 장에 도달하더라도 퓨린 생합성을 제대로 하지 못해 증식에 어려움을 겪고, 정상 공생균보다 장내 밀도가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특히 공생균의 purL이 정상적이지 않으면 숙주인 곤충도 성장에 악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돌연변이 공생균을 가진 곤충은 장 발달이 늦고 길이나 무게 등 성장 속도가 느린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지난 2년간 구축한 톱다리 개미허리노린재와 그 장에 서식하는 벅홀데리아의 공생모델 시스템을 적용해 연구를 진행했다. 1천800여개의 돌연변이 균을 만든 뒤, 이 가운데 노린재와 공생관계를 이루지 못하는 균을 찾아낸 것이다. 이 교수는 “곤충의 장 공생 인자는 인간의 장 공생균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에 이 연구를 인체에 대한 연구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톱다리 개미허리노린재는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해충이기 때문에 이 연구를 친환경적인 해충 조절 방법을 개발하는 데 이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래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글로벌연구실사업`의 지원을 받은 이 연구의 결과는 지난 3일 네이처 자매지인 `The ISME`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