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예산이 투입된 국내 지식재산(IP) 전문기업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가 수익모델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허청이 특허 수수료로 받은 수백억원의 초과 수입까지 쏟아붓기로 했지만 `밑 빠진 독`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우윤근 의원(민주당)이 국정감사용으로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ID)에 요청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ID가 특허 라이선싱(기술료)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1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1년 기술료는 한 푼도 받지 못했다.
ID는 국제 특허분쟁에서 국내 기업을 보호하고 새로운 IP 비즈니스 모델을 제공하기 위해 2010년에 설립됐다. 2011년부터 연간 315억원(평균치) 정부출연을 받아 아이디어·발명 사업화에 투자하는 창의자본 기반 조성 사업비로 사용하고 있다.
매년 정부예산 수백억원이 들어가지만 수익 창출은 미미해 ID 사업모델에 의문이 제기되는 실정이다. ID는 2011·2012년 각각 63억원, 79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우 의원은 “수익성 없는 특허관리전문회사(NPE) 모델에 정부예산을 지속적으로 넣는 것도 문제”라며 “ID가 NPE로서 경쟁력을 갖췄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특허청이 특허 수수료로 받은 초과수익 230억원을 ID에 출연하기로 한 것도 도마에 올랐다. 산업통상자원부 예산으로 ID에 투자하는 데 부담을 느껴 책임운영기관인 특허청까지 끌어들이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우 의원은 “기획재정부와 산업부에서는 부처 간 협력 모델이라고 하지만 특허청으로서는 자체 운용 예산을 뺏기게 된 셈”이라며 “창의자본 조성 목표가 2015년까지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장기적으로 정부예산이 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ID 창의자본은 총 5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3501억원이 조성됐다.
ID는 방어형 NPE 모델이다. 특허 풀(pool)을 구축해 회원사에서 회비를 받고 특허 라이선싱과 분쟁을 컨설팅한다. 현재까지 특허 3800여건을 확보했으며 회원사는 27개사 수준이다. NPE사업은 특허 매입 때문에 초기 수익 창출이 어렵다.
하지만 정부예산으로 특허 매입 자금이 충분한 데 비해 수익이 안 나는 것은 국내 시장에서 NPE 모델이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 정부 관계자는 “국내에서 특허 라이선스와 분쟁 컨설팅으로 수익을 낼 만큼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다”며 “NPE는 결국 소송을 통한 수익 창출 모델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ID는 “추가적인 수익모델로 ID 특허 풀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외국기업 대상으로 소송을 해 라이선싱하는 공격형 모델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정부예산 투입에 따른 `국제무역분쟁`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놨다.
자료:우윤근 의원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