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노베이션 DNA]"상상을 현실로" 퀄컴 `임팩트(ImpaQt)`

`낮은 직급, 타 부서와 공조, 부족한 자금, 전문가의 조언 그리고 시간`

대기업이 직원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사장시키는 다섯 가지 요소다. 퀄컴에는 이를 무너뜨리는 제도가 있다. 바로 `임팩트(ImpaQt)` 프로그램이다. 퀄컴의 아이디어 공장으로 불리는 이 제도는 직원의 새로운 생각을 현실로 만들고, 골치 아픈 문제는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사내 혁신 활동이다.

[글로벌 이노베이션 DNA]"상상을 현실로" 퀄컴 `임팩트(ImpaQ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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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팩트(ImpaQt)` 로고 <출처:퀄컴>

`퀄컴은 모든 임직원의 아이디어를 들을 준비가 됐다`는 철학과 함께 폴 제이콥스 퀄컴 최고경영자(CEO)가 강력히 지원한다. 판을 바꾸는 과감한 연구개발(R&D)과 아이디어 채용으로 스마트폰 통신·운영의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 기술을 장악한 퀄컴의 저력은 그냥 생겨나지 않았다.

◇근무 시간도 빼준다…`발상부터 시제품까지`=연 한번 열리는 임팩트 프로그램 시작과 함께 퀄컴 사내는 들뜬 직원으로 들썩인다. 팀 단위, 혹은 혼자라도 참여할 수 있다. 팀은 최대 5명까지 꾸린다. 프로그램 도중 팀원을 늘리길 원하면 `아이디어 기부자`로 추가할 수 있다.

임팩트 프로그램은 세 단계로 진행된다. 첫 단추는 발상을 위한 `생각하라(Think It)` 단계. 기간은 3개월이다. 아이디어를 가진 임직원들이 임팩트 웹사이트에 생각을 제출한다. 여러 개 아이디어를 내도 괜찮다. 동료들로부터 아이디어에 대한 의견과 피드백을 받는다.

두 번째 과정은 `믿어라(Believe It)` 단계. 전문가 심사(Expert Review) 2개월 과정과 사일런트 옥션(Silent Auction) 4개월 과정을 합해 총 6개월이다. 전문가 심사 과정에서 임직원들이 제출한 아이디어를 평가한 후 사일런트 옥션으로 넘어갈 아이템을 고른다. 사일런트 옥션에 진출한 아이디어는 포스터 걸고 사내 전시를 한다. `후원자`를 찾는 과정이다. 후원자는 자신이 지지하는 아이디어가 임팩트 프로그램 안에서 시제품 개발 단계로 진출하도록 추천한다. 아이디어 리뷰와 멘토링도 가능하다. 제출된 아이디어가 후원자의 사업 분야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면 사일런트 옥션 단계에서 아이디어를 사업분야와 연결시킬 수도 있다. 후원자가 아무도 없을 경우 그 아이디어는 다음 임팩트를 기다리며 보관한다.

세 번째는 `구현하라(Make It Happen)` 단계. 사일런트 옥션을 거쳐 후원자를 구한 아이디어를 토대로 3개월간 시제품을 개발하거나 개념화한다. 마지막 단계의 결과물은 주로 완전한 기능을 갖춘 시제품이다. 개념을 그린 포스터, 백서 등이 될 수도 있다. 시제품 제작에 필요한 자금은 사내 `혁신펀드`로 지원 받는다.

이 3개월 기간 동안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업무 시간의 최대 20%를 투자할 수 있게 제도로 만들었다. 사일런트 옥션 통과 이후 임팩트 팀원이 직접 아이디어를 제출한 직원들의 상관과 논의해 시제품을 개발하는 데 시간을 할당할 수 있게 논의한다.

마지막으로 테크 데모(Tech Demo)를 열고 회장과 임직원 앞에서 직접 시제품 혹은 사업 모델을 선보인다. 업무 중요순위나 기한에 문제가 생긴다면 시제품 개발 단계를 연기해 다음 프로그램에서 이어갈 수 있다.

◇`아이디어 컨셉` 개발에 초점…`뷰포리아` 등 역작 탄생=임팩트 프로그램의 전신은 `퀄컴 벤처 페스트(Qualcomm Venture Fest)`다. 벤처 페스트에서는 연 1회 퀄컴 직원과 임원들이 심사를 통해 가장 좋은 아이디어와 사업 계획을 시상했다. 반면 임팩트는 사업계획 경쟁의 장이 아니라 `좋은 아이디어를 서로 공유하고 개발, 발전시키는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여러 계획을 수집하기보다 아이디어에 대한 개념과 시제품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퀄컴의 증강현실 플랫폼 `뷰포리아(Vuforia)`는 임팩트 프로그램으로 탄생한 대표작이다. 퀄컴의 한 재무 관리자가 임팩트 프로그램을 통해 `블러(Blur)`팀으로 참가, 현실과 가상 세계의 경계를 흐리게 하는 블러링(Blurring) 개념의 증강현실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였고 큰 지지를 얻었다. 각 분야 임원들의 후원으로 사업계획을 수립, 뷰포리아가 나왔다. 현실에서 사용자 위치를 파악하고 가상 세계에 배치해 더 쉽게 주변을 살피거나 길을 찾는 흥미로운 기술이다.

임팩트 아이디어가 현실로 되면 아이디어 제공자와 팀원이 사내 전체에 공개된다. 사내·대외 기술 콘퍼런스에서 출판물을 지원해 성과도 공유하고 퀄컴 커리어 개발 프로그램인 `리더십 트레이닝` 참가 후보자로 등록된다.

퀄컴이 전략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분야부터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분야 등 범위도 넓다. 한국뿐 아니라 본사나 다른 나라 직원과 글로벌 팀을 구성할 수도 있다.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높이는 길이다. 영업, 사업개발, 대외협력, 엔지니어 등 다양한 부서원이 참여해 팀을 꾸리는 과정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경쟁하며 협업하는 소중한 경험을 얻는다.

나브리나 싱 퀄컴 임팩트 사업개발부 이사는 “단순히 아이디어를 제출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직접 사업화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이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며 “각 나라에서 예선을 거쳐 올라온 참석자들과 경쟁하는 과정에서 세계 각국의 비즈니스 모델과 사업화를 위한 접근 방법을 관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퀄컴 임팩트(ImpacQt) 프로그램의 3단계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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