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광물자원공사, `IT기부채납` 논란…주거래은행 선정 두번째 유찰

한국광물자원공사의 주거래은행 선정 사업이 두 차례 유찰된 가운데 관련 사업범위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IT기부채납`을 과도하게 요구해 금융권 및 IT업계의 눈총을 받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과 9월 한국광물자원공사는 분산 운영되는 금융거래를 주거래은행으로 집중하겠다는 목적으로 주거래은행 선정에 나섰지만 두 차례 모두 유찰됐다.

7월 입찰에는 시중은행 두 곳이 참여했지만 두 은행 모두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9월에 진행된 입찰에서는 한 곳만 참여해 또 다시 유찰됐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1차 입찰 과정에서 참여은행 모두가 부적격 판정을 받게 되자 평가 방식을 일부 수정했다. 정보화 사업 관련 총 배점을 75점에서 95점으로 변경했다. 즉, IT기부채납 수준으로 주거래은행을 선정하겠다는 것이다.

제안요청서에도 전산 인프라 관련 내용이 많다. △주거래은행 연계망 구축 △IT센터 이전 및 최적화 운영방안 △차세대 포털시스템 구축 △서버 가상화 시스템 구축 △네트워크, 스토리지 등 인프라 개선 △통합보안 시스템 구축 등을 요구했다.

게다가 주거래은행의 계약기간 동안 전산인프라에 대한 통합 무상 하자보수까지 요청했다. 유지보수 지원내용으로 △유지보수가 필요한 시스템에 계약기간 동안 종합적으로 무상 하자보수 이행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인프라 및 애플리케이션 하자보수 상시지원체계 제시 △SLA 측정 평가 항목 및 하자보수 세부 운영항목 보고 방안 제시 등을 명시했다.

주거래은행 계약기간인 5년 동안 사실상 IT시스템 운영을 도맡아 해달라는 요구다. 장애가 발생해도 주거래은행이 책임져야 한다는 얘기다.

이에 업계는 사실상 정보화사업을 둔갑한 주거래은행 선정 작업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한국광물자원공사 측은 “전체 프로젝트 자금 규모에서 IT부문은 적으며, 비슷한 수준의 시중 은행들에 대한 평가 변별력 확보차원에서 IT사업부문 배점이 늘어난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이 같은 방식으로 주거래은행이 선정되면 은행 역시 IT서비스업체에 무리하게 저가 수주를 요구하고, IT서비스업체는 또 다른 하도급업체에 저가로 맡김에 따라 저가수주의 악순환이 이어지게 된다”며 “이는 결국 IT서비스의 질을 총체적으로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하는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최근 재공고를 냈으며, 8일 입찰 마감한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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