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디스플레이 공급과잉 우려... 국내 업체들 대응책 마련 분주

내년 디스플레이 시장 공급과잉까지 점쳐지면서 국내 업체들이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패널 가격 급락과 관세 인상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내 생산 현지화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일각에서는 한국내 제조업 공동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당분간 TV 시장 수요가 회복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내년이면 중국에서 8.5세대(2200㎜×2500㎜) 3개 신규 라인이 추가 가동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르면 내달 쑤저우 8.5세대 공장을 준공하고 내년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도 두 번째 8.5세대 라인인 허페이 B5 공장을 내년 1분기부터 시험 가동할 예정이다. 이미 공장은 완공돼 설비가 반입되고 있다. 내년 말에는 원판 투입 기준 월 9만장의 생산 능력을 갖출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도 중국 광저우 공장용 장비를 발주했다. 늦어도 내년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가동에 착수한다. 선전 8.5세대 라인 풀가동에 들어간 CSOT도 기존 라인에서 생산 능력을 극대화하려는 움직임이다. 중국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CSOT는 선전 라인 생산 능력을 연내 30% 정도 확대할 계획이다.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앞다퉈 생산 능력을 늘리면서 공급과잉 현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업체들은 관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중국 현지 생산량을 최대한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그동안 소극적으로 대응했던 국내 업체들이 중국내 생산 능력 확대에 나섰다. 1단계 투자 당시 소규모에 그쳤던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추가 설비를 발주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국내 라인 가동률까지 조정하면서 시장 침체에 대응했지만, 내년에는 공급과잉을 감수하더라도 중국 현지 시장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수익률이 낮은 상황에서 관세가 5%로 오르면서, 중국 업체와 경쟁하기 힘들어 졌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도 중국 시장에 맞춰 전략을 재편 중이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은 “공급과잉이 분명한 상황에서 여러 가지 시뮬레이션을 해 보고 있다”며 “중국 투자는 예정대로 진행하면서 내년 상반기부터 보급형 초고화질(UHD) 제품도 내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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