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보상 판매, 애플·삼성에 부메랑 우려

스마트폰 보상 프로그램 활성화가 장기적으로 삼성과 애플 등 글로벌 제조사 수익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30일 CNN머니가 보도했다.

아이폰 5S 판매와 함께 미국에선 보상판매가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구형 아이폰을 가져오면 그 대가로 돈을 받아서 신형 아이폰을 싸게 구매할 수 있다. 오프라인 유통매장 월마트와 베스트바이,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보상판매를 적극 시행하고 있다. 애플 역시 자체적으로 보상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보상판매가 스마트폰 업체에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이유는 중고폰 시장의 확대다. 중고폰 시장이 커지면 새 스마트폰 구매가 줄어든다. 중고폰 시장 성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보상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 소비자는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됐을 때 기존 기기를 포기하고 새 모델을 온전한 가격에 구매했다. 구매 시 받는 가격 혜택은 이동통신사 약정할인 정도였다. 사실상 구형 기기가 집안 구석에 방치돼 중고폰 시장 형성이 어려웠다.

시장조사기관 번스타인 리서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중고폰 판매 비중은 전체 스마트폰 판매의 8%에 이른다. 3% 수준인 올해에 비해 3배 가까운 수치로 2018년 2억5000만대 가량의 중고 스마트폰이 판릴 전망이다.

유통사와 애플은 보상 프로그램으로 수거한 구형폰을 수리해 재판매한다. 조직적인 중고폰 시장이 형성된다. 유통사가 중고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서다. 스마트폰 관련 액세서리 판매 확대를 노린다. 애플은 보상 프로그램을 통해 iOS 이탈자를 막는다. 중고폰을 싸게 풀어 구매력 낮은 소비자가 아이폰을 접할 기회도 제공한다.

문제는 중고폰 시장이 중국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번스타인 보고서에 따르면 중고폰 판매의 70%가 신흥시장에서 발생한다. 신흥시장 의존도가 커지고 있지만 정작 신흥시장에서 높은 수익을 보장하는 새로운 모델 판매가 어려워질 수 있다.

번스타인은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교체의 12%가 보상 프로그램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보상 프로그램 활성화를 통한 중고시장 확대가 제조사 수익을 낮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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