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과학기술 역량이 우리나라 전체의 42~45%에 달합니다. 연구원 수와 R&D 비용, 대학과 연구소 수 등 총체적인 과학기술 역량을 분석해 본 결과입니다. 특히 바이오 산업은 70%에 이릅니다. 경기도가 성공하지 못하면 대한민국이 성공하지 못한다는 얘기입니다.”

박정택 신임 경기과학기술진흥원장은 경기도 과학기술 역량을 이렇게 평가했다. 그만큼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자신감이 부족하고 위축된 분위기였어요. (진흥원에 대한) 정체성 인식도 부족해 보였어요.”
박 원장은 진흥원의 첫인상을 이렇게 말했다. 과기부 국장 출신인 그의 눈에 비친 지자체 산하기관의 모습이었다. 그는 “국내 과학기술 역량의 절반 가까이 보유한 경기도의 과학기술정책을 좌우하는 컨트롤 타워라는 점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기관 업무를 정확히 규정하고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작업부터 다시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작은 성공이 큰 성공을 만든다”며 직원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전 직원 워크숍을 실시하는 등 기회가 닿을 때마다 직원들을 독려했다. 미래부를 비롯한 중앙정부 및 기관들과의 대외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일도 직원들의 시야를 넓혀주고 업무역량을 높여주는 기회로 활용했다. 최근 조직개편과 인사이동도 비슷한 맥락에서 단행했다.
“중앙과 달리 지자체 과학기술 정책은 곧바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여기에서 접점이 일어나고, 성과가 나와 상용화와 비즈니스화가 가능합니다. 향후 진흥원 정책 방향은 이같은 실용성과 전문성에 초점을 맞춰갈 계획입니다.”
박 원장은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지역에 특화된 첨단기술산업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해 현장을 중시하는 정책연구를 추진키로 했다. 지역 기관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 성과를 늘리겠다는 계회이다.
그는 “최근 들어 중앙정부가 현장행정을 강조하면서 지방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수도권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매칭사업 니즈가 많이 생기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반겼다. 그러면서 “판교테크노밸리를 ICT와 SW혁신거점으로 구축하기 위한 미래부 매칭사업도 유치 경쟁에도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정부에서 지역주도 연구개발을 강화하기 위해 계획주인 `R&D포괄보조금` 시행은 단순 지역 균형발전 논리보다는 과학기술혁신 추진 역량을 기준으로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더 이상 균형발전을 담보로 효율성을 도외시해 국가 경쟁력을 스스로 낮추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과기 분야는 스펙트럼이 너무 넓어 모든 것을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SW와 ICT, 융합, 바이오(BT), 나노(NT) 등 첨단 분야는 집중 육성할 계획”이라며 “바이오센터가 포화상태인 만큼 제2센터를 설립하는 등 구체적인 산업별 혁신정책을 만들어 놓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