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없는 TV 패널 가격 추락…위기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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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 TV용 패널 가격이 상승세를 그려야 할 3분기 말에도 반전하지 못하고 곤두박질치고 있다.

성수기라는 계절적 호재와 제품 차별화 전략 모두 수요 감소로 인한 가격 하락 추세에 속수무책이다. 대형 제품에서는 가격 하락 현상이 더욱 뚜렷해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위기감이 고조됐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풀HD LCD TV용 패널 전 제품의 이달 말 기준 가격이 초순에 비해 적게는 3달러에서 많게는 20달러 가까이 하락했다.

지난해만 해도 연말 TV 수요 증가와 중국 TV 에너지 보조금 정책이 맞물려 9월부터는 가격이 상승했다. 올해는 이례적으로 비수기인 8월 보다 가격이 더 떨어졌다.

시장조사업체 NPD디스플레이서치는 풀HD 42인치 LCD TV 패널 평균 가격이 지난해 9월 5일 221달러에서 9월 20일 223달러로 상승한 것으로 파악했다. 올해는 그보다 더 높은 규격의 42인치(120㎐, 엣지형) 패널이 9월 4일 247달러에서 19일 240달러로 7달러나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던 50인치대 제품마저 가격이 대폭 하락했다. 통상적으로 50인치 이상 제품은 프리미엄급으로 물량 자체가 많지 않아 시황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다.

그러나 초고선명(UHD) 패널이 나오면서 50인치 이상 풀HD 패널 가격마저 무너지기 시작했다. 50인치 풀HD 120㎐ 엣지형 LED 패널은 이달 초 평균 336달러에서 최근 321달러로 보름만에 15달러 떨어졌다.

가격 하락세는 차별화 제품에서도 어김없이 나타났다. BOE와 CSOT 등 중국 패널 업체들이 8.5세대 공장을 가동하며 중국 현지 TV 시장을 장악하자 대만 기업들은 차별화된 크기의 패널을 발굴하기 시작했다. 37인치와 차별화한 39인치 제품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트렌드가 한국에도 미쳐 삼성디스플레이도 기존과 다른 크기 제품을 내놓으며 시장을 공략했다. 올 상반기까지는 차별화 제품이 기존 제품보다 인기를 끌었다. 최근에는 시장 침체로 인해 이들 차별화 제품에도 가격 하락 추세가 나타났다.

가장 큰 가격 하락 요인은 중국 같은 신흥 시장이 기대만큼 성장하지 않은 것이다. 이 가운데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가동률을 높여 자국 시장을 장악했다.

중국 TV 시장 자급률은 지난해 초 11%에서 최근 30%를 훌쩍 넘은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BOE는 또 다른 8.5세대 공장인 허페이 공장을 연말에 가동할 예정이어서 중국 자급률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중국에서 연말쯤 다시 보조금 정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됨에도 여전히 TV 세트 업체들이 움직이지 않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어떤 전략이나 계절적 요인도 먹히지 않는 상황”이라며 “이제 LCD TV 시장은 중국 현지에서 승부를 보지 않는 이상 힘든 수준”이라고 말했다.


[LCD 패널 평균 가격 추이] ※자료:NPD디스플레이서치

날개없는 TV 패널 가격 추락…위기감 고조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