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스마트폰 시장 1위 굳히기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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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이 삼성전자 베트남 옌퐁 스마트폰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내년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글로벌 생산거점 개편에 돌입했다. 무선사업부는 내년 초 베트남 타이응웬 공장 완공 시점에 앞서 최근 임원급 제조 전문가 인사를 단행했다. 현지 스마트폰·스마트패드 생산 비중을 높이고, 소재·부품 자체 생산을 안착시키기 위한 사전 조치로 풀이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베트남 내 스마트폰·스마트패드 생산량을 3억대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중국 톈진·후이저우 공장은 전자제품전문제조업체(EMS) 등을 활용해 외주 생산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생산 거점 개편 움직임은 최근 임원급 중간 인사에서 읽을 수 있다. 톈진 법인에서 제조를 총괄한 김혁철 전무가 최근 구미 공장으로 배치됐다. 구미 공장 제조센터장을 맡았던 정수연 전무는 중국 법인으로 발령났다. 김 전무는 구미 공장에서 스마트폰·스마트패드 차세대 공정 개발을 담당하고, 정 전무는 중국 현지 외주 업체 발굴 및 관리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 관계자는 “베트남 타이응웬 공장 설치 공사가 어느 정도 안정화된 후 제조 전문가 중심으로 추가 임원 인사가 있을 수 있다”며 “소재부품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인력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내년까지 베트남 타이응웬 제2 공장에 현지인 4만명을 채용할 방침이다. 베트남 제1 스마트폰 생산거점인 옌퐁 공장 인력 3만명보다 30% 이상 많은 수준이다. 타이응웬 공장이 스마트폰 생산공정 무인 자동화를 목표로 설립 중인 것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많은 인력이다. 카메라모듈·케이스·렌즈 등 소재부품 자체 생산을 염두에 두고 인력을 충원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기를 끌어들여 타이응웬 공장 인근에 핵심 소재부품 생산 거점을 마련토록 했다. 자체 제작 물량으로 감당할 수 없을 때 신속하게 외부에서 소재부품을 조달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시스템 효율화로 개발 기간과 완제품 생산 리드 타임을 크게 앞당긴 바 있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기반 하드웨어 플랫폼 개발 전략으로 갤럭시S4 개발 기간을 갤럭시S2보다 35% 앞당겼고, 완제품 리드타임은 20% 이상 줄였다.

공정 자동화에 소재부품 자체 생산까지 더해지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스마트패드 상품기획 및 개발 기간은 더욱 빨라진다. 스마트폰 시장 트렌드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어 점유율을 더 늘릴 수 있다는 얘기다. 공정 개발을 구미 공장에서 담당하고 있어 구미와 베트남 간 제조 협력은 더욱 긴밀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 베트남 제2 공장이 가동되면 호랑이가 날개를 단 것과 마찬가지”라며 “프리미엄부터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까지 삼성전자 수준의 기획·마케팅·제조 경쟁력을 확보한 회사는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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