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전자기기 업체들, 한국 유통 시장에 '진격'

해외 전자기기 업체가 하이마트, 전자랜드 등 국내 가전양판점에 잇따라 입점하면서 국내 유통망 개척에 나서고 있다. 국내 가전양판점이 보유한 유통 인프라를 기반으로 제품 판매량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백화점, 면세점, 리셀러 숍, 전자상가 등 일부 오프라인 매장에 집중했던 프리미엄 브랜드 업체까지 잇따라 가전양판점에 진출하고 있어 주목된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음향기기·PC 등 해외 전자기기 제조사가 하이마트와 전자랜드에 연이어 입점하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방문 고객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제품군을 확보해야하는 가전양판점과 유통 채널을 다각화해 판매량을 늘리려는 해외 전자기기 업체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헤드폰, 이어폰 등을 제조·판매하는 소형 음향기기 업계다. 보스, AKG, 몬스터, 오디오테크니카, 말리, 소울리퍼블릭, 웨스톤랩스, JBL 8개 업체는 올해 처음 하이마트에 입점했다. 야마하는 이달 초 용산 전자랜드에 자사 제품 전문 매장을 열었다.

그동안 몇몇 해외 브랜드는 백화점, 직영 대리점 등 일부 매장에서만 제품을 판매했다. 일반 매장에서 구매할 수 없는 프리미엄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해 경쟁사 제품과 차별화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스마트기기 대중화로 음향기기 판매량이 하락세를 타면서 각 업체는 유통망 다각화에 나서는 추세다.

한 미국 음향기기 제조사의 국내 총판 관계자는 “지난 2011년부터 음향기기 시장이 불경기를 겪으며 문을 닫는 총판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한 음향기기 총판은 최근 15개 대리점을 5개로 줄이며 비용 절감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 음향기기 제조사가 투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가전양판점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PC·스마트패드 업체도 속속 가전양판점에 진출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자사 스마트패드 `서피스`를 하이마트에서 단독으로 판매하고 있다. 레노버는 지난달 말부터 노트북PC와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패드를 전국 330여개 하이마트 오프라인 매장에 공급하고 있다. 회사는 서울 용산 등 전자상가를 중심으로 구축된 좁은 오프라인 유통망에서 벗어나 하이마트가 보유한 전국 유통망을 기반으로 매출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해외 전자기기 업체가 우리나라에 전국 유통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대리점 개설, 서비스 인력 확보 등에 막대한 투자비용이 필요하다”며 “가전양판점이 구축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투자비용 절감과 매출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해외 전자기기 제조사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