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버, 삼성·애플 벽 넘기위해 '인해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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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레노버가 신흥시장을 겨냥해 연간 50종의 스마트폰을 시장에 출시하는 인해전술을 펼친다. HP를 제치고 세계 1위 PC 업체 자리에 오른 레노버가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강 구도를 깨려는 꺼낸 전략이다.

레노버, 삼성·애플 벽 넘기위해 '인해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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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위안칭 레노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니혼게이자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앞으로 스마트폰 신제품을 1년에 50종 내놓겠다”고 밝혔다. 양 CEO는 현재 전체에서 14% 수준인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매출을 2016년까지 절반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정상에 오른 PC와 함께 스마트기기를 양대 축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레노버는 올해 2분기 HP를 누르고 선두 자리를 차지했다. 양 CEO는 “중국 시장은 기업 고객을 단단히 붙잡고 해외는 개인에 초점을 맞춰 공략할 방침”이라며 “PC와 스마트폰, 스마트패드를 합쳐 세계 1위에 오르겠다”고 말했다.

레노버는 현재 내수시장에서 2위, 러시아와 인도에서 선전 중이다. 중동과 동남아 등 신흥 시장에 초점을 맞췄다. 50종의 신제품 가운데 중저가 모델을 중심으로 판매를 늘리려 한다. 양 CEO가 가격은 정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10만원 안팎으로 보인다. 최근 독일에서 열린 IFA에서 레노버가 공개한 고가 모델 `바이브X`도 아이폰5C보다 비싸지 않을 전망이다.

양 CEO는 아이폰5C를 두고 “중국 시장을 겨냥했다고 알려졌지만 그 가격은 고가 제품에 속한다”며 “중저가 제품을 선호하는 신흥 시장에서는 우리 경쟁력이 높다고 본다”고 점쳤다. 일본에도 곧 진출한다. 양 CEO는 “가능한 빨리 판매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레노버가 NTT도코모와 협상을 시작했으며 구체적 조건 합의에 들어간 상황이라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레노버 스마트폰이 신흥 시장에서 얼마나 선전할지는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가장 큰 변수는 무섭게 성장하는 신흥 시장 토종 업체의 기세다. 인도 마이크로맥스가 대표적이다. IDC 자료에 따르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토종 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38%에 이른다. 중국 기업을 다 합쳐도 23%로 삼성전자 24%보다 낮다.

브랜드파워를 갖추지 못한 채 단지 싼 가격을 무기로 신흥 시장에 진출하면 삼성전자와 현지 업체 사이에 끼어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이익률만 낮아질 수 있다는 말이다. 게다가 소비자가 직접 구매하는 PC와 달리 스마트폰은 이동통신사를 거쳐야 한다는 변수도 있다.

PC 시장에서 레노버는 가격 경쟁력으로 HP와 델을 앞질렀다. PC와 스마트폰이라는 두 축으로 뛰어나가려 하지만 아직 성공 가능성은 오리무중이다. 변화무쌍한 스마트폰 시장에서 인해전술을 선언한 레노버의 앞날이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PC·스마트폰·스마트패드를 합친 세계 시장점유율(2013년 2분기 기준, 단위:%)

자료:IDC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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