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상파 MMS에 광고 허용 안 될 일

지상파 다채널서비스(MMS) 추진 행보가 빨라진다.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이 거듭 허용 뜻을 밝히자 지상파 방송사들이 바삐 움직인다. 공영 방송인 KBS와 EBS가 추진 계획을 마련하면서 도입 논의가 곧 본격화할 전망이다.

MMS는 기존 TV방송 채널을 쪼개 최대 3개까지 새 채널을 만드는 기술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고화질(HD)에 비해 화질이 떨어지는 SD급 채널 신설이 예상됐다. 그러나 KBS와 EBS는 HD 채널 1개 신설을 추진키로 했다. 시청자 눈높이, 채널 운영 능력과 비용 등을 두루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SD급 채널은 사실 엉뚱하다. 초고화질 TV 시대를 거스른다. 변변찮은 채널 두어 개보다 확실한 채널 하나를 운영하는 게 낫다.

문제는 이로 인해 유료방송을 포함한 방송 생태계에 심각한 악영향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한정된 시장이다. 지상파 방송사 유통 채널이 늘어나면 그만큼 다른 방송사가 가져갈 파이는 작아진다. 지난 정권 그 난리 속에 등장한 종편 채널로 방송 시장이 엉망이 됐다. 지상파 MMS의 파괴력은 종편보다 훨씬 강력하다.

방통위는 MMS에 광고를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마땅히 그래야 한다. 미디어 생태계를 만들어야 할 정부가 되레 망가뜨려선 곤란하다. 그런데 힘이 센 지상파 방송사들이다. 정부가 광고 불가 방침을 언제까지 고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분명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 공영 방송 재원이 광고여선 안 된다. 수십 년 묶인 시청료부터 빨리 올릴 일이다. 시청료 현실화 없이 새 광고 방송 채널만 생기면 시장 왜곡만 더 커진다. 더욱이 KBS2의 광고 방송을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드높은 상황이다.

MMS 사업 허가도 투명하고 개방돼야 한다. 공영 방송사에 그대로 허용하는 것도 논란이 있는데 사실상 민영인 MBC와 SBS의 경우 극심한 반발과 진통이 예상된다. 이제 MMS 도입 논의를 시작한 마당에 이런 걱정부터 앞서는 이유를 정부는 제대로 알아야 한다. 종편채널로 확인했듯이 시장 현실과 생태계를 고려하지 않은 그간의 방송 정책에서 학습한 교훈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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