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컬럼]미래 일자리, 한국형 창조적 방식을 찾자

문길주 한국과학기술연구원장(kcmoon@kist.re.kr)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정부의 창조경제 의지와 다양한 경기 부양 대책이 이어지며 우리 경제의 부활과 일자리 창출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 오랜 논란거리였던 장년층의 정년 연장관련 법안이 통과되었고 창조경제 실현 계획으로 벤처〃창업 육성을 위한 `벤처〃창업 자금 생태계 선순환 방안`이 발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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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련의 정부 정책에 이어 중요 이슈의 하나인 젊은이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묘안이 나오기를 고대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젊은이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새 정부 대책을 고대하기 전에 우리 국민 스스로 이제는 일자리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빨리 만들고, 싸게 만드는 일자리에 집착하지 말고 고급 두뇌를 만드는 일자리 창출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지탱해왔던 기계, 전자부품, 자동차 등 하드웨어적 일자리 대신, 소프트웨어적 일자리를 창출에 더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는 이야기다.

미국은 창의적인 소프트웨어 일자리가 주로 실리콘 밸리에서 만들어진다. 신기술과 새 트렌드에 맞는 청년 창업에서 일자리가 새롭게 창출되고 있다. 언젠가 GE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의 실리콘밸리 성공 여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던 적이 있다. 그 자리에서 그는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한 말투로 한국이 IT강국이긴 하지만 실리콘밸리 형성은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의 성공을 위해서는 먼저 사회 전반의 도전적 문화가 형성되어야 하는데, 본인이 보아온 한국의 특성상 그것이 힘들다는 것이다. 수긍이 가는 말이다. 고급인재는 끊임없이 배출되지만 부모도, 본인도, 사회도 안정적인 회사만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명문 아이비리그 출신 중 대기업으로 진출하는 졸업자는 10% 안팎에 불과하다. 반면 우리는 소위 `스카이(SKY)`로 불리는 명문대 졸업이 대기업 취직의 과정처럼 인식된 지 오래다. 성공에 대한 큰 꿈이 없는 젊은이는 수순처럼 정해진 편안한 길을 선호하고 설사 자식이 남다른 길을 가면 안정적인 직장을 원하는 부모는 회유에 나선다. 젊은이의 창업과 모험적인 사회 진출을 지원하는 엔젤 펀드가 많지만, 우리 사회에서 펀드 조성과 활용이란 말 그대로 그림의 떡이다.

창의적인 도전, 창의적 일자리 창출이 쉽지 않은 이유는 많지만 그래도 새 정부가 강조하는 창의적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궤도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젊은이를 위한 우리만의 방법이 필요하다. 대안이 대기업과 정부 출연기관 등이 우수한 인력을 뽑아 창업을 위한 인큐베이터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벤처기업, 신기술 기업 창업을 위한 우수 인력을 뽑아 창업팀을 꾸리고 일정시간 동안 울타리를 만들어준 후 사회에 스핀 오프하는 방식이다.

KIST에서는 테크노 플래너십 프로그램 제도를 시범 도입해 우수 창업희망자를 공개채용 방식으로 채용해 KIST 기술·연구비·인프라를 지원하고 있다. 이는 대기업이나 정부 출연기관에게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위한 창의력과 인재 양성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실리콘밸리식이 아닌 한국식 일자리 창출을 위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여기서 산출되는 결과물로 대기업은 자체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해 일자리를 늘려가고, 정부 출연기관에서 산출된 성과로는 중소기업을 지원하여 경쟁력을 키우는 방식을 고려해볼 만하다.

리차드 로티는 “철학은 더 엄격해질 때가 아니라 창의력을 발휘할 때 더 발전한다”고 했다. 미래 성장 동력 창출, 일자리 창출이라는 박근혜 정부 공약 이행을 위해, 오랜 관성에서 벗어나 미래 성장 동력이 될 도전적인 창업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창의력을 발휘해야 할 때가 왔다. 창의적인 사회는 구성원의 꿈을 키워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사회다. 가장 한국적인 방식으로 국민의 꿈을 키우는 창업 국가를 만드는 방법을 이제 함께 고민해보자. 우리 사회와 정서에 맞는 우리만의 방식으로, 제 2의 경제성장 신화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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