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1주년 특집]창조, 사람에게 묻다
영어 선생님, 요리연구가, 아이돌 그룹. 활동 분야는 달라도 그들의 말에서 창조경제에 관한 단서가 엿보였다. 대기업 사장단이 야구감독 초청 특강에서 경영의 힌트를 얻듯이 모든 것은 통한다.
이근철 이근철영어문화연구소장은 수많은 영어 강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정답문화`를 꼬집었다. 이 소장은 “유치원을 나오고 초중고등학교를 거치면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학원을 가고, 대학을 졸업해 직장에 취직하는 가이드라인이 정해져있다. 이 정답을 비켜나가면 주변 시선이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정답문화에서는 창업, 창조 모두 시도하기 어렵다”며 “다른 생각과 다른 의견 등 다양성이 존중될 때 창의성이 발현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소장은 “정답문화가 무조건 틀렸다는 뜻은 아니라 단계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쌀밥만 먹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빵 먹고 살 수 없으니 쌀로 만든 빵처럼 징검다리가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소장은 “조금씩 변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징검다리가 창의성이고 창조경제”라고 정의했다.
오지선 도쿄 사이카보 부사장은 자신의 특기이자 취미인 동시에 업으로 삼고 있는 요리에 빗대 창조경제에 관한 생각을 풀어냈다. “음식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름 아닌 `맛`”이라며 기본기를 강조했다.
오 부사장은 “세상의 흐름이 바뀌고, 유행이 변해도 사람들이 식당을 찾는 것은 맛 때문이다. 맛이라는 가치를 지켜내면 성공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창조경제도 마찬가지다. 오 부사장은 “가장 중요한 기본을 지키지 않으면 소용없다”며 이리저리 유행에 흔들리며 단순히 새로움을 찾는 것을 경계했다.
물론 기본을 지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수없이 바뀌는 사람들의 입맛을 만족시키면서도 맛에 관한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이 경쟁력이고 역량”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미래 K팝스타를 위해 땀을 흘리는 아이돌 그룹도 창조경제와 맞닿아 있다. 그들에겐 창조경제가 재능과 끼를 자유롭게 발산할 수 있는 무대인 동시에 새로운 기회다.
5인조 그룹 히스토리 멤버들은 “무형의 노래와 춤으로도 한류 열풍을 이끌어낼 수 있고 이것이 곧 창조경제라고 생각한다”며 “사회 곳곳에 기여하는 그룹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