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전문 중소기업인 테라스퀘어의 박진호 최고기술책임자(CTO). 그는 작년까지만도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세계 3위의 반도체 설계회사인 `마벨 반도체(Marvell Semiconductor)에서 제품개발 총책임자로 근무했던 미국 반도체의 핵심 인재다. 1997년 미국으로 건너가 박사과정을 거쳐 핵심 인재로 성장했다. 이런 글로벌 인재가 지난해 국내 중소기업으로 유턴했다. 박 CTO는 한국의 우수한 기술을 글로벌 역량 기반으로 세계에 알리겠다는 것이 목표다.
#국내 임베디드 소프트웨어(SW) 전문기업인 MDS테크놀로지의 노윤선 상무. 노 상무도 MDS테크놀로지 입사 전 까지만도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근무한 글로벌 인재다. 올해 초 MDS테크놀로지에 입사해 동남아시아 지역의 MDS퍼시픽을 전담하고 있다. MDS테크놀로지를 글로벌 SW 기업으로 변모시킬 계획이다.
위 두 사례는 글로벌 핵심 인재를 중소기업이 영입한 대표적 성공사례다. 이처럼 중소기업이 해외에 있는 우수한 한인 영입에 성공한 배경에는 정부가 추진한 `해외인재 스카우팅` 사업이 있다. 해외인재 스카우팅 사업은 정부가 SW와 시스템반도체 분야의 국내 중소·중견기업, 정부출연연구기관, 전문연구기관, 대학(원)이 맞춤형 고급 해외인재를 유치, 기술력 향상과 고급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기술확보·해외진출 위해 글로벌 인재 필요
국내 SW와 시스템반도체 기업은 산업의 기술혁신이 급진적으로 이뤄지는 반면에 고급인재 수혈에 늘 어려움을 겪는다. 국내 기술력의 한계로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 실제로 시스템온칩(SoC) 분야에서 자동차용 전자제어장치(ECU)의 국산화 비율은 제로이다. 모바일용 모뎀칩은 1%, 전력반도체 5%에 불과하다. 임베디드SW 분야도 마찬가지다. 모바일SW 15%, 자동차SW 5%, 조선SW 4%, 국방SW 1%로 국산화 비율이 저조하다.
중소기업이 고급인력 확보를 위해 해외에 나가는 이유다. 원천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들이 해외에 진출하면서 기술과 글로벌 역량을 갖춘 핵심 인재가 절실해진 것도 원인이다. 중소기업이 해외에서 인재를 찾기도 어렵고, 찾는다 하더라도 영입에 성공하기까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가 해외인재 스카우팅이다. 해외 SW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연구개발·기술경영 등의 실무경력이 3년 이상인 한인 고급인재를 유치 활용하고자 하는 중소중견기업, 공공연구기관, 대학(원)은 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정부, 해외인재 영입위해 다양한 지원
중견·중소기업이나 기관이 해외 인재를 영입하는 데 있어 정부가 지원하는 내용은 다양하다. 최소 1개월에서 최대 5년까지 해외인재의 인건비와 연구비 등을 지원한다.
세부적으로는 중견·중소기업은 연구개발과 기술경영 직군에 따라 1년 미만의 단기유치와 최장 5년간의 장기 유치로 지원한다. 지원규모는 인건비 연간 1억5000만원 이내 왕복항공료와 주택임차료를 제공한다. 장기유치는 여기에 국제이주비와 자녀교육비도 지급한다. 출연연과 전문연구기관, 대학은 모두 장기 유치로만 가능하다.
이상헌 MDS테크놀로지 대표는 “중소기업이 해외 인재를 영입하는 데 있어 연봉 등 비용이 상당한 부담으로 여겨진다”며 “그러나 해외인재 스카우팅 제도로 이러한 부담을 해소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해외인재로 영입된 박진호 테라스퀘어 CTO도 “한국으로 가고 싶어도 이주비용이나 교육비용 등이 많이 고민됐는데, 정부가 이를 지원해 줘 의사결정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정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최근 해외인재 귀국성과보고 워크숍을 가졌다. 워크숍은 해외인재 스카우팅 사업으로 우리나라에 유치된 ICT분야의 글로벌 한인 인재들이 모여 귀국 후 활동을 공유, 사업추진 성과 확산과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열렸다.
현재까지 유치된 해외인재는 24개 기업·기관에 24명이다. 당초 56개 기업·기관이 신청했으나 24개 기업·기관만 선정됐다. SW분야 16명, SoC분야 8명이다. SW는 MDS테크놀로지, 세이퍼존, 파수닷컴 등이고 SoC는 테라스퀘어, 코아로직, 세미센스 등이다. 대학은 경희대, 한양대 등이다.
해외인재 스카우팅 지원 내용
자료:한국정보통신산업진흥원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