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국산차 VS 수입차, 당신의 선택은

국산차 대 수입차, 더욱 치열해진 레이스

국산차와 수입차 대결이 갈수록 치열해진다. 수입차 내수시장 점유율이 10%를 훌쩍 넘어가면서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감을 과시하게 됐다. 이에 맞선 국산차도 신차출시·가격인하 등 마케팅 수단을 총동원하며 내수시장 수성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슈분석]국산차 VS 수입차, 당신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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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국산차 VS 수입차, 당신의 선택은

수입차 공세가 거세지면서 국산차가 안방에서 밀리는 모양새다. 수입차는 최근 두 달 연속 월간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올 1월부터 7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지난 2010년 한 해 동안 팔린 숫자와 맞먹는 9만여대에 이른다. 반면에 국산차는 울상이다. 7월까지 누적판매량이 작년보다 1.8% 줄었다.

이 같은 총성없는 전쟁 한가운데 각 사를 대표하는 중대형 세단이 자리하고 있다. 소형차와 SUV가 인기라지만 아직까지 각 브랜드 대표 모델은 중대형 세단이다. 현대차와 기아차, 르노삼성, BMW, 메르세데스-벤츠, 도요타 등 국내외 12개 완성차 업체의 대표 선수를 뽑아봤다.

◇수입차 덤벼…그래도 안방 주인은 역시 국산차

수입차 공세가 거세다지만 그래도 안방의 주인은 역시 국산차였다. 월등한 판매물량을 과시하며 주인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현대차 그랜저, 기아차 K5, 르노삼성 SM5가 그 주인공이다.

맏형 역할을 한 것은 현대차 그랜저 HG다. 이 모델은 1월부터 7월까지 5만4696대가 팔리며 국산차·수입차를 통틀어 최다판매량을 자랑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판매량이 2.3% 늘며 전반적인 내수시장 부진 속에 현대차 실적을 이끄는 역할도 해냈다.

3000만원 초중반대의 합리적 가격이면서도 최대출력 270마력, 최대토크 31.6㎏.m의 강력한 성능(HG 300 기준)을 낸 것이 판매 호조의 이유로 분석된다. 가솔린 차량으로서 10.4㎞/ℓ에 불과한 낮은 연비는 다른 경쟁 차종과 비교해 아쉬움이 남는다.

K5는 지난해와 비교해 판매량이 28.6%나 감소하는 아픔 속에서도 경차 모닝에 이어 자체 2위 판매량(3만5573대)을 기록하며 기아차가 견조한 실적을 내는데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2000cc 엔진, 2000만원 후반대 가격에 271마력(2.0 가솔린 터보 기준)이라는 믿기 힘든 파워를 자랑하는 점이 큰 매력이다.

SM5는 그야말로 르노삼성을 버티게 해주는 기둥이다. 다른 모델의 전반적인 판매 부진 속에 SM5만이 홀로 르노삼성을 지탱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7월까지 1만7490대가 팔렸다. 경쟁 차종에 비해 출력(141마력), 토크(19.8㎏.m) 등이 다소 낮은 것이 사실이지만, 이번에 선택된 12개 모델 가운데 가장 저렴한 2000만원 중후반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 `가장 합리적 선택`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6월 선보인 SM5 TCE 모델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연말 성적표가 궁금해진다.

◇어디서 많이 본 찬데…수입차 시장확대 일등공신들

언젠가부터 유난히 길거리에서 수입차가 많이 보인다면 아래 언급하는 9종의 차량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얼굴마담`으로서 각 사 판매량 확대를 이끄는 것은 물론 수입차 대중화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BMW 520d와 메르세데스-벤츠 E300은 축구로 치면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 같은 느낌을 준다. 늘 수입차 시장 1, 2위를 기록하며 수위를 다툰다. 아직까지 앞서고 있는 차는 520d다. 7월까지 5940대를 팔아치워 3338대를 판 E300을 여유 있게 따돌렸다. 6000만원이 넘는 차가 한 달에 수백 대씩 팔린다는 사실이 가끔은 기이하게 여겨질 정도다. 겉 모양만 다를 뿐 두 차는 가격과 성능 모든 면에서 쌍둥이처럼 닮았다. 그래서 두 차의 경쟁이 더 재미있다. 6월말 더뉴 E클래스를 출시한 벤츠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도요타 캠리는 가격이나, 출력, 토크, 연비 등 모든 면에서 무난하다. 그래서 SM5처럼 `모든 면에서 합리적`이란 평가가 많다.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21.5%나 준 것은 아쉽지만 늘 수입차 판매량 톱10 안에 드는 꾸준함이 장점이다. 폴크스바겐 파사트는 출시 초기 판매량이 늘지 않아 애를 먹었으나 올 들어 인기를 얻으며 벌써 2000대가 넘게 팔렸다. 아우디 A6 3.0 TDI 콰트로는 괴물 같은 성능으로 1973대가 팔리며 아우디 전체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렉서스 ES300h는 뛰어난 품질과 연비로 1532대나 팔리며 `독일차를 잡겠다`던 목표에 어느 정도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된다.

혼다 어코드 2.4와 닛산 알티마 2.5는 각각 1493대, 1127대가 판매되며 두 업체를 `먹여살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어코드 2.4와 알티마 2.5가 두 회사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6%와 41%에 달한다. 어코드 2.4(131.5%)와 알티마 2.5(722%) 모두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포드 토러스 2.0 모델은 802대가 팔리면서 올해 포드가 수입차 시장 돌풍을 일으키는데 큰 공헌을 했다.

◇디젤 vs 가솔린…흥미로운 관전포인트 될 것

12개 차종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독일 브랜드인 BMW와 벤츠, 폴크스바겐, 아우디 모델은 디젤차, 나머지는 모두 가솔린 차라는 점이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전통적으로 가솔린이 강세를 보인 지역이었다. 디젤이 인기를 얻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 일이다.

특히 독일 업체들이 연비가 높으면서도 소음과 진동이 적은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면서 디젤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수입차 시장에선 이미 디젤차 비중이 60%를 넘을 정도로 디젤이 확고한 대세로 자리잡았다. 기름 한 통으로 우리나라 대부분의 도시를 왕복할 수 있다는 점은 큰 매력이 아닐 수 없다.

현대차가 아반떼 디젤 모델을 최근 내놓은 것은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한 결과다. 국산차 업계가 독일차를 중심으로 한 디젤 공세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지켜보는 것도 자동차 내수시장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다. 도요타·렉서스에 맞서 베스트셀러 하이브리드카를 내놓는 업체가 나타날지도 관심거리다.


[표]주요 업체 대표 중대형 세단 현황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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