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피디아(Wikipedia)가 중국 정부의 인터넷 검열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사를 표했다.
13일 지미 웨일스 위키피디아 공동 창업자는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위키피디아는 중국 정부의 정보 제한 요구에 영원히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지식과 교육의 기회를 누려야 하는 인권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가 운영하는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의 필터링을 두고 이른 것이다. 만리방화벽은 반정부 혹은 유해한 정보라 생각되는 검색 결과를 자동으로 차단하는 중국 정부의 자체 검열 시스템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6월 초 `천안문 사태` 기념일에도 만리방화벽을 써서 `위키피디아 암호화 버전`에 접속하려는 네티즌을 차단했다. 암호화 버전은 중국 정부의 만리방화벽 검열을 피할 수 있게 만들어진 위키피디아 서비스다. 현재 중국 시민들은 중국 정부의 검열 시스템이 작동하는 위키피디아의 공개 버전에만 접속할 수 있다. 정치적인 주제와 키워드 검색이 차단된다.
중국 내 인터넷 사회운동가들은 (정부 등) 외부 세력이 사용자의 인터넷 검색 필터링이나 인터넷 행위 추적이 불가능한 위키피디아의 `보안 버전` 운영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위키피디아 사이트를 아예 폐쇄하거나 전혀 검열되지 않은 완전한 정보를 보여주는 쪽 중 하나만 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기술적 한계다. 웨일스는 “기본적으로 이들의 의견에 동의하나 중국에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적 방안을 찾지 못했다”며 “문을 닫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2월 중국 정부는 인터넷 서비스 기업들이 사용자의 실명과 정보를 확인하고 데이터를 수집케 하는 등 검열 강도를 높였다.
워싱턴포스트는 “사실상 거의 모든 미국 업체가 중국 정부의 제도를 따르는 가운데 위키피디아는 다른 길을 택한 소수의 미국 인터넷 기업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가 인용한 알렉사(Alexa) 통계에 따르면 야후, MS, 아마존을 포함한 10대 미국 인터넷 기업 중 대부분이 `티벳` `파룬궁` 등 단어 검색을 차단하는 중국 정부의 검열을 수용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검열 시스템에 반발해 2010년 중국 사업을 접었던 구글은 홍콩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지난 1월 구글은 인터넷 검색자가 만리방화벽에 걸리는 제시어를 검색할 경우 이를 알려주고 우회할 수 있도록 도와주던 경고 시스템을 돌연 닫아, 중국 정부 외압이 아니냐는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위키피디아는 중국에서 수천억달러 규모의 사업을 하는 아마존과는 다른 비영리 재단으로서 중국 시장에서 수익에 연연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인터넷 기업의 중국 내 서비스 현황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