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게임전시회로 한때 `게임도시` 대구의 자존심이던 `이펀(e-Fun)`이 쇠락의 늪에서 빠져나와 비상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펀`은 문화체육관광부와 대구시가 주최하고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DIP)·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으로 오는 10월 11일부터 13일까지 사흘간 대구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의 공식 명칭은 `글로벌 게임문화축제 e-Fun 2013(이하 글로벌 이펀)`이다. 올해 처음 문화부에서 2억5000만원 사업비를 지원받아 총사업비는 5억50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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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째인 글로벌 이펀은 게임을 주제로 한 전시회라는 기존의 틀을 완전히 벗고 국내 최초로 게임의 예술성, 게임의 순기능을 부각하는 차별화된 행사로 확 바뀐다. 핵심 컨셉트는 기존 전시·비즈니스 상담회에서 벗어나 게임과 미술, 게임과 음악 등 게임 예술성과 산업적 가치를 조명하는 지속 가능한 창조적 축제다.
이 같은 컨셉트 변화는 최근 뉴욕현대미술관이 비디오 게임을 전시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게임을 개인의 창조성을 자극하는 예술이라는 관점으로 보는 시각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 행사장이 대구예술발전소로 확정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대구예술발전소가 인지도가 낮고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지만 실험적 예술 창작공간으로 조성된 곳이기 때문에 행사 컨셉트와 어울린다는 분석이다.
접근성이 떨어져 집객이 어려운 부분은 미디어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게릴라 마케팅, 블로그 홍보단 등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이펀에서는 게임의 예술 기능을 부각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게임을 중심으로 공연과 미술을 선보이고, 도심RPG와 게임토크콘서트가 행사의 주요 골격이다.
시민 참여프로그램인 도심RPG는 롤플레잉게임을 현실 세계에 구현한 것으로 대구의 문화와 역사를 바탕으로 스토리텔링 과정을 거친 탄탄한 게임형 시나리오로 진행된다. 특히 이번 도심RPG에서는 기존 종이지도와 카드를 버리고 스마트폰 지도로 업그레이드해 진행할 예정이다.
행사 컨셉트가 확 바뀌면서 명맥만 유지하던 이펀이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지 지역 게임업계가 거는 기대도 크다.
게임업체 관계자는 “게임에 문화를 접목, 게임의 격을 높이는 행사 기획은 참신한 아이디어”라며 “게임이 갖고 있는 역기능적 인식을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재광 DIP 문화콘텐츠사업부장은 “이제는 게임을 창조성을 높이는 예술적 관점으로 접근하는 시각이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되고 있다”며 “이번 글로벌 이펀은 국내에서는 최초로 게임과 예술을 접목하는 차별화된 전시회로 꾸며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펀은 2001년 첫 행사를 연 뒤 지난 2007년 예산이 8억원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컸지만, 그 후 매년 예산이 줄고 지스타에 밀리는 등 존폐 위기를 맞으며 명맥만 유지해왔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