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서버·데이터센터에서 고부가가치 찾는다

최근 낸드플래시 메모리 가격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메모리 업체들이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치킨게임 종식 이후 근래 안정적인 수익을 향유하는 업계가 대대적으로 증설을 한다면 또다시 공급 과잉 우려가 고개를 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낸드플래시 64Gb 8Gx8멀티레벨셀(MLC) 고정거래가격과 현물가격은 지난달 대비 각각 9.06%, 13% 떨어졌다.

삼성전자가 6일 양산을 발표한 적층형 3D 낸드플래시는 기존 단층형 낸드 대비 생산성을 약 두 배 높이는 효과가 있다. 도시바 역시 내년 신설 공장에서 양산을 시작하면 300㎜ 웨이퍼 기준 생산량이 현재 45만장 수준에서 20% 많은 55만장이 된다. SK하이닉스도 청주 M12라인 증설로 월 웨이퍼 생산량을 15만~16만장에서 약 2만장 늘린다.

메모리 업체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한마디로 공급 과잉을 초래하지 않는 수준에서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최근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세도 일시적 현상이라는 판단이다.

첫째 이유는 낸드플래시 수요 증가다. 시장조사업체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낸드 시장은 올해 236억달러에서 오는 2016년 308억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특히 128Gb 이상 대용량 제품이 내년부터 주력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산을 하더라도 예전 같은 치킨게임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중국 시안 공장이나 도시바의 신규 공장이 당장 풀가동되는 건 아닐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다른 이유는 고부가가치 시장인 데이터센터·서버용 스토리지 시장 성장을 앞당기기 위한 것이다. 낸드 가격이 떨어지면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소비량도 증가하기 때문에 규모가 늘면 낸드 가격 하락을 상쇄할 수 있다.

스마트폰 시장이 프리미엄 제품 위주에서 보급형 시장으로 예상보다 빠르게 재편되면서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서둘러 옮겨갈 필요성도 제기된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갤럭시S4와 아이폰5 판매량 예상치를 당초 목표보다 각각 15%, 40% 하향 조정한 반면에 서버·데이터센터 시장에서는 기존 저장장치인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대신 SSD 채택 비중이 급증하고 있다. EMC·히타치 등이 출시하는 스토리지는 SSD 장착 비중이 절반을 넘었다. IDC에 따르면 빅데이터 관련 스토리지 시장 규모도 연간 평균 53.4%씩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선보인 3D 낸드플래시도 데이터센터·서버에 우선 공급할 계획이다. 도시바도 신규 물량을 샌디스크에 공급한다.

IC인사이츠는 올해 낸드플래시 최대 수요처로 스마트폰(26%)을 꼽았다. SSD는 13%를 차지했다. 서버에 SSD 채택률이 높아지면 비중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올해 낸드플래시 수요 전망(단위:%)

자료:IC인사이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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