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된 정보도 감시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가상사설망(VPN)에 흐르는 암호화된 정보도 감시할 수 있다고 2일 가디언이 에드워드 스노든이 제공한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NSA는 프리즘과 별도로 `X키스코어(XKeyscore)`로 불리는 감청시스템을 사용하는 데 온라인에서 수집할 수 있는 정보에 제한이 없다는 설명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X키스코어는 이메일, 로그인, 전화번호, IP주소, 채팅을 비롯해 세계 온라인에서 벌어지는 거의 모든 활동을 감시할 수 있다. 특히 암호화된 VPN 트래픽을 해독해 정보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VPN은 인터넷망을 기업 전용망처럼 사용하는 기술이다. 본사와 지사 간 전용선을 설치하는 비용을 줄이면서도 보안성은 전용선 못지않게 높다. 특수 통신체계와 암호화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원격지에서도 내부 시스템에 안전하게 접속할 수 있어 많은 기업이 사용한다. 이번 폭로로 VPN도 더 이상 안전한 정보보호 수단이 될 수 없다는 점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보안 전문 애널리스트 애쉬칸 솔타니는 트위터에서 “NSA가 X키스코어를 활용해 주기적으로 주요 기업의 암호화된 VPN 트래픽을 해독했을 가능성이 크며 매우 충격적인 일”이라며 “중동 지역처럼 암호화 기술이 약한 지역일수록 더 쉽게 정보를 감시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NSA가 X키스코어를 활용해 세계 인터넷 서버를 아무 때나 안방처럼 드나들었다고 전했다. NSA는 세계 150곳 700개 서버를 통해 매일 20억건의 자료를 수집한다. 이 자료를 사용해 2008년 한 해에만 300명 테러 용의자를 적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