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장 MEMS 시장, 초대받지 못한 한국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이 시스템반도체 분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한국 업체들은 시장 진입조차 못하고 있다.

대부분 기업이 MEMS 사업을 중단하거나 뚜렷한 매출액을 내지 못하는 등 설계·위탁생산(파운드리) 양면에서 고전 중이다. 상용화 우선 순위에서 밀려 정부 차원 지원책도 부족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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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S 시장 전망

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내 유일한 MEMS 제조 회사인 지멤스가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하고 적자난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MEMS를 신성장동력으로 키우려던 바른전자 등 설계 업체도 사업 정리를 고민하고 있다.

지멤스는 지난 2011년 정부가 센서 산업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인천 송도 제조 공장(팹)을 민영화한 회사다. 월 웨이퍼 3000장 수준 생산 능력을 보유했지만 고객 확보에는 실패했다.

MEMS 공정 기술 노하우가 부족해 공정 안정화에 애를 먹는데다 국내에 MEMS센서를 양산할만한 회사가 없어서다. ST마이크로나 TSMC를 사용하는 해외 고객사를 끌어올 수밖에 없지만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동부하이텍·매그나칩·SK하이닉스 등 국내 파운드리 업체들이 MEMS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는 동안 ST마이크로는 지난 2006년부터 MEMS 전용 8인치(200㎜) 제조 라인을 구축했다. 대만 TSMC와 이스라엘 타워재즈도 MEMS 파운드리로 빠르게 성장했다.

MEMS 설계에 의욕을 보였던 바른전자도 최근 사업 지속 여부를 고민 중이다. 대규모 설계 인력을 투입해야 하는 업종 특성상 중소기업에는 진입장벽이 높다. 팹리스 업체 티엘아이가 가속도 센서 등 개발에 성공했지만 아직 생산량이 많지 않다.

정부 역시 소극적이다. 지난 2011년부터 센서 산업 지원책을 마련했지만 내년 예산안에 MEMS 센서 지원 국책 과제는 검토 단계에서 제외됐다. 정부 관계자는 “당장 상용화가 시급한 업종이 많아 지원 우선 순위에서 밀렸다”고 말했다.

MEMS는 반도체 생산 공정을 응용해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초미세 기계 부품과 전자회로를 집적하는 기술이다. 스마트폰에 적용되는 가속도·자이로·중력 센서뿐만 아니라 카메라 자동초점 액츄에이터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인다.

시장조사업체 욜디벨로페먼트 조사에 따르면 MEMS 시장은 지난해 기준 110억달러(약 12조 3332억원)에 달한다. 오는 2018년에는 230억달러(약 25조7876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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