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지는 실리콘밸리…미국 대기업 몰려온다

IT 스타트업의 근거지로 알려진 미국 실리콘밸리에 대기업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의 기술을 받아들여 자사 제품을 개선하기 쉬울 뿐 아니라 유망한 기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하기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30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2년간 제너럴일렉트릭(GE), 포드자동차, 월마트 등의 대기업들 실리콘밸리에 사무소, 연구소 등을 내며 속속 입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대기업은 IT기업들의 혁신을 자사 제품 및 서비스에 `이식`하기 위해 실리콘밸리로 향한다.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위치한 BMW그룹 기술사무소의 대런 리카도 소장은 “우리는 이 곳에서 결집한 아이디어를 BMW그룹 전체에 적용하고 있다”며 “실리콘밸리에 자리잡지 않았다면 애플과 지금같은 협력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BMW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차량 내부에 아이팟 통합기술을 적용했다. BMW의 해당 사무소의 30명 가량의 연구원들은 독일 뮌헨 본사 인력과 아이디어를 교환하며 2~3년 가량 일하고 있다.

경쟁력있는 스타트업들과 물리적으로 가까워지면서 투자하기에도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지난 4월 GE는 VM웨어에서 분사한 피보탈의 지분 10%에 1억500만 달러를 투자했다. GE 소프트웨어 센터에 피보탈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방침이다. 이 거래는 90일 만에 성사됐다. GE 부사장은 “실리콘밸리에 (사무실이) 있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최근 모바일, 검색, 소셜 기술을 결합한 신개념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는 월마트는 일찌감치 실리콘밸리에 연구소를 세우면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다. 월마트는 지난 2011년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코스믹스`를 인수한 뒤 데이터 및 모바일 기술 전문성을 갖게 됐으며 이후 실구매율이 20% 가까이 증가했다고 전했다.

라비 라지 월마트 제품개발부사장은 “실리콘밸리 연구소는 본사에 비해 기술 결합 속도가 훨씬 빠르다”며 “이 연구소는 백지 상태에서 시작해 6개월 만에 새 소셜쇼핑 사업인 구디스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제조사 포드는 실리콘밸리에 연구조직을 두고 현지 기술자들의 지도를 받으며 정해진 시간 안에 아이디어를 3D 프린터로 구현하는 `해커톤` 행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벤카테시 프라사드 포드 수석기술책임자는 “실리콘밸리 조직은 포드의 글로벌 혁신 활동을 도맡고 있다”고 말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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