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창조적 가치를 키우자]OSMU, 일본 벤치마킹해야

포켓몬은 세계적으로 250억달러(25조원)의 매출을 낸 일본의 대표적인 캐릭터다. 애니메이션으로 출발해 닌텐도의 게임 개발, 만화 제작, 광고 활용 등으로 파생 시너지를 키운 결과다.

일본 콘텐츠 산업은 OSMU를 어떻게 실현할지를 보여주는 교과서다.

전문가들은 일본이 이처럼 하나의 소스로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내는 데는 지식재산에 대한 정부의 명확한 정책과 인력양성, 업계 주도의 산업형성 노력이 뒷받침됐다고 평가한다.

윤상철 삼지애니메이션 부사장은 “일본은 만화를 통해,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이 탄생하고 그것을 계기로 캐릭터 등이 개발되는 연관 산업간 협업이 잘 돼 있다”며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기등 각 산업분야에서도 닌텐도, 소니, 남코반다이 등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기업과 전문가가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세금우대 등 정부가 콘텐츠산업을 위한 특례 지원을 하고 있는 점과 각 분야 콘텐츠 사업자가 한데 모이는 제작위원회 방식을 통해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도 OSMU를 성공적으로 실현하는 배경으로 꼽았다.

윤 부사장은 “일본은 콘텐츠 제작 프로젝트 투자전부터 여러 사업자가 한데 모여 투자를 진행한다”며 “이 같은 방식은 투자자 부담도 줄이고 각 분야에 맞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도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일본 기업 남코반다이가 중국 사업에서 성공을 거둔 것도 OSMU를 활용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남코반다이는 중국에서 텐센트와 온라인 게임 `나루토`를 공동 개발하면서 TV와 애니메이션을 중심으로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면서 시너지를 쌓고 있다.

애니메이션을 통해 중국인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면서 온라인 게임을 홍보하는 효과를 누리는 셈이다. 남코반다이는 TV 애니메이션을 무료 방영하면서 이와 관련한 게임 외에도 완구, 의류 등 각종 라이선스 상품을 판매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역시 완구와 캐릭터상품 제조회사가 몰려 있는 광둥성과 게임회사가 몰려 있는 상하이를 중심으로 애니메이션 부가사업과 연관된 기업간 연결이 활발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시양양과 후이타이랑`이란 토종 애니메이션을 중심으로 영화사, 방송을 담당하는 미디어그룹, 광고사 캐릭터 비즈니스 업체들이 서로 유기적인 컨소시엄을 구성해 기획, 제작, 배급, 유통 등을 중국 기업들이 도맡았다. 상호 시너지를 극대화한 사례로 꼽힌다.

정미경 아이코닉스 전무는 “우리나라 기업도 게임, 애니메이션, 캐릭터, 광고, 방송 등 콘텐츠 기업간 연결을 통해 콘텐츠 OSMU 전략을 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