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에 참여하는 한 특수요원이 끼고 있던 안경의 오른쪽 테를 만진다. 그러더니 `위치검색`이라고 속삭이듯 말을 하자 안경 렌즈에 현재 병사가 있는 위치가 지도 위 좌표로 표시된다. 이번에는 `정보검색`이라고 말하자 내부 군 시스템에 접속, 적진의 지형지물 정보를 렌즈에 표시해준다. 요원은 렌즈에 표시된 정보를 활용, 적진 깊숙이 침투하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성공을 느끼기도 잠시 적의 초병에 발각돼 총성이 울린다. 요원은 다시 `개인화기 가동`이라고 말하자 끼고 있던 안경 렌즈에 표적이 나타나고 손에 들고 있던 소총에도 불이 들어온다. 요원은 렌즈에 나타나는 표적을 활용, 총격을 한다. 소총은 요원의 안경과 싱크돼 정확하게 렌즈 표적에 맞게 총알을 발사한다. 10분간의 총격으로 요원은 가볍게 10여명의 적을 물리치는 데 성공했다.
영화 같은 이야기다. 그러나 불가능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최근 구글 글라스가 양산체계를 준비하는 등 본격적인 안경 형태의 입는 컴퓨터 시대 개막을 눈앞에 두고 있다. 안경에 소형 디스플레이가 내장돼 음성으로 정보를 검색하고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을 수 있다.
이러한 구글 글라스를 전투에 적용하는 연구가 세계 곳곳에서 활발하게 이뤄진다. 아직은 초기단계 연구지만, 영화 속 주인공이 사용하는 첨단 전투용 스마트 글라스 탄생도 머지않았다.
실제로 영국 방위산업체인 레이시온은 구글 글라스와 동일한 기능을 갖고 있는 안경을 헬멧과 결합해 전투용 스마트 글라스를 개발했다. 미국도 지난해부터 구글 글라스와 비슷한 효과를 내는 전투용 콘택트렌즈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아직 전투용 스마트 글라스 개발은 착수하지 못했지만 폭발시 전투요원의 시력을 보호하는 `눈 보호 전투용 안경`을 개발했다.
전투용 스마트 글라스의 사용 분야는 광범위하다. 특수요원의 임무수행은 물론이고 전투기 조종사가 조종과 사격을 하는 데 활용할 수도 있다. 전차병이 스마트 글라스로 본부에서 임무와 좌표를 전달받아 포격을 할 수도 있다. 스마트 글라스가 개인소총처럼 군인에게 지급돼 활용될 날이 다가오고 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