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 업계가 프리미엄 상품으로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하며 오픈마켓·홈쇼핑 등 기존 온라인상거래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사업 초기 저가 배송상품과 지역 상품에 주력하던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수백만원 하는 초고가 상품 판매 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소셜커머스의 `영토 확장`으로 오픈마켓·소셜커머스·홈쇼핑 등의 기존 시장 구분은 무의미해졌다. 이종 온라인 상거래 기업 간 경쟁도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29일 유통가에 따르면 CJ오쇼핑·쿠팡·티켓몬스터·위메프 등 소셜커머스 업체는 100만원 이상 고가 제품 판매를 크게 늘리고 있다.
업계는 “소셜커머스가 고성장을 계속하면서 시장 초기 주력했던 저가 상품 사이트 이미지를 탈피해 가고 있다”며 “소셜커머스 업체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프리미엄 시장으로의 진출을 확대하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불과 3년 만의 일이다. 저가 이미지가 강했던 소셜커머스가 매년 고성장을 구가하면서 업체의 브랜드 파워 역시 급속하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를 기반으로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영역을 확장해 유통가의 큰손으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한국온라인쇼핑협회에 따르면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은 연평균 36.9%씩 성장해 오는 2014년 3조7500억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같은 기간 18조4000억원 규모를 달성할 것으로 보이는 오픈마켓의 20%에 달한다. 지난 2010년 500억원을 기록해 당시 오픈마켓(12조2000억원) 시장 규모의 0.4% 수준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비약적 성장이다.
실제로 CJ오쇼핑이 운영하는 오클락은 최근 1100만원을 웃도는 초고가 명품 브랜드 가방을 판매했다. 그동안 11번가·옥션 등 오픈마켓이 5000만원 상당 상품을 판매한 사례가 있지만 소셜커머스 업체가 단일 제품을 1000만원 이상 가격에 판매한 것은 처음이다.
CJ오쇼핑 측은 “소셜커머스가 이제는 기존 온라인 유통업계와 함께 고가 제품도 믿고 구매할 수 있는 주요 유통 채널로 자리 잡았다”면서 “앞으로 이 부문 매출 확대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티몬 역시 지난 3, 4월 결혼상품을 105만원에 20일 동안 판매해 1억5620만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쿠팡이 최근 판매한 200만원 상당 호텔 에스테틱(aesthetic) 상품도 20개가 모두 팔렸다. 120만원대 안마의자도 100개 이상 팔렸다.
위메프는 최근 `뱅앤올룹슨 프리미엄 스피커`를 699만원에 판매했다. 전문 매장에서도 소량만 팔리는 초고가 상품이다. 회사 관계자는 “다양한 프리미엄 상품군이 등장하면서 가격에 구애받지 않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280만원대 고급 스피커는 물량이 없어 팔지 못할 정도”라고 전했다.
이관영 CJ오쇼핑 오클락사업팀장은 “소셜커머스·오픈마켓·온라인 쇼핑몰 등으로 구분되던 전자상거래 시장의 경계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면서 “업계 구분보다 소비자에게 지속적인 가치를 주고, 신뢰를 쌓은 업체가 미래 유통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셜커머스·오픈마켓 시장 규모 변화 추이(단위 십억원)
자료:한국온라인쇼핑협회·업계취합, 2013·2014년은 예상치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