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선진국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에 비해 0.8%(15만대) 감소한 1982만대에 그쳤다. 북미 선진국 판매량이 7.5% 증가했지만, 서유럽과 아시아 선진국 판매량이 6.8%, 6.4%씩 감소한 데에 기인한다. 이에 비해 신흥국 판매량은 중국과 아세안 시장 판매량이 급증한 데에 힘입어 6.6%(134만대) 증가한 2161만대를 기록했다. 그 결과, 상반기 세계 전체 판매량은 총 4143만대로 3.0%(119만대) 증가했다.
상반기 세계 자동차 시장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선진국 가운데 미국과 영국만 판매량이 각각 7.5%, 10%씩 증가해 호조세를 보인 점이다. 반면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등 나머지 주요 국가들은 판매량이 대부분 10% 내외로 감소해 대조적인 추세를 보였다.
또 하나의 특징은 브릭스 4개국 중 중국만 판매량이 12.3% 급증해 호조세를 지속한 점이다. 브라질은 판매 증가세가 4.8%로 크게 둔화됐고, 인도와 러시아는 판매량이 각각 12%, 5.8% 감소해 금융위기 이후 처음 마이너스 성장세로 전환됐다. 그밖에 아세안 5개국 판매량이 전년 동기에 비해 19.7%나 증가한 180만대로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한 점도 주요 특징 가운데 하나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신흥국이 전세계 시장에서 점하는 비중은 52.2%로 전년 동기에 비해 1.8%포인트 상승했다. 그 중 아시아 신흥국 판매 비중은 중국과 아세안 5개국 판매 급증에 힘입어 2.2%포인트나 급등한 34.5%로 상승했다. 그 여파로 선진국 비중은 작년 상반기 49.6%에서 올 상반기 47.8%로 하락해 금융위기 이후의 하락 추세가 지속됐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 향후 세계 자동차 시장 성장세는 중국과 미국 외에 영국 및 아세안 시장 움직임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들 시장 내 생산 및 판매 기반이 확고한 자동차 업체들은 성장 기회가 더 증가하고, 그렇지 못한 업체들은 성장 기회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브라질이나 인도 또는 러시아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자동차 업체들은 시장 리스크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점에서 중국 기반이 강한 GM과 폭스바겐, 북미 기반이 강한 미국 빅3와 일본 빅3, 영국 기반이 강한 닛산, 아세안 기반이 강한 도요타 등의 성장 기회가 증가할 것으로 예견된다. 반면 브라질이나 인도 또는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피아트와 르노 등은 향후 시장 리스크가 의외로 커질 수 있다. 이와 별개로 유럽과 일본 업체들의 국내 시장 침체에 따른 어려움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성신 비엠알컨설팅 대표 samleesr@gobm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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