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가 우리나라 보수 정치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으로 떠오른 가운데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한동훈 전 대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나란히 시험대에 오른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국면을 거치며 얽혔던 이들의 정치적 관계가 완전히 갈라진 상황에서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각자의 정치적 생존은 물론 보수 진영 재편 여부까지 판가름 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먼저 장동혁 대표는 외연 확장 요구가 거센 당내 분위기 속에서도 한동훈 전 대표를 정리하며, 지지층 결집과 중도 확장이라는 상반된 과제를 동시에 떠안게 됐다.
당 지지율이 20% 초반 박스권에 갇힌 데다 최근 당내 혼란까지 겹치면서 지방선거에서 여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과 야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 간 격차도 점차 벌어지고 있다. 따라서 이를 반전시키지 못할 경우 승부처로 꼽히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중원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 대표 측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19일)와 다음 달 1일 전후로 추진되는 당명 변경을 계기로 이른바 '내란 정당' 이미지를 탈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인재영입위원회와 공천관리위원회를 본격 가동해 중도 확장을 염두에 둔 인물을 전면에 내세울 경우 지지율 반등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다만 국민의힘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마이웨이 행보로 일관해왔다는 평가를 받는 장 대표가 책임을 지고 물러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반대로 자신의 구상을 선거 승리로 입증할 경우 장 대표는 보수 진영의 대표 주자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 전 대표 상황은 복잡하다. 현재 공식적인 당내 기반이 없는 만큼 지방선거 국면에서 어떤 방식으로 정치적 존재감을 드러낼지가 최대 과제로 꼽힌다. 정치권에선 무소속 출마를 통해 직접 승부를 거는 방안과, 지방선거 이후를 기약하며 장외에서 재기를 도모하는 방안이 주요 선택지로 거론된다.
무소속 출마를 택할 경우 승리 가능성과 정치적 명분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지역을 신중히 물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서울이나 부산시장 등 광역단체장 선거에 직접 도전하거나, 선거를 앞두고 신당 창당에 나서는 방안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거론되지만 현실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반대로 불출마를 선택할 경우 한 전 대표의 정치적 행보는 장동혁 대표의 선거 성적과 맞물릴 가능성이 크다. 장 대표가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당분간 복귀 공간을 찾기 어려울 수 있지만, 패배할 경우에는 국민의힘 내부에서 한 전 대표 복귀론이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과 선거 연대 가능성에 선을 긋고 독자 노선에 방점을 찍은 상태다. 기초의원 선거부터 차근차근 세력을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부진한 반면 개혁신당이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경우, 이 대표로서는 거대 야당의 대안 세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이를 토대로 중장기적으로는 국민의힘과의 합당이나 정치적 재결합을 통해 당권 복귀를 모색하는 시나리오도 당 안팎에서 거론된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