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나노미터(nm) 이하 초미세 크기 물질을 다루는 나노 기술에 본격적인 투자가 이뤄진지 10년이 넘었다. 나노 기술이 중요한 이유는 특정 산업군이 아니라 물리·화학·재료·전자 등 학문간 경계 없이 응용 가능한 기반 기술이자 반도체·디스플레이·소재·부품 등 주력 산업의 근간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 10년여간 나노 산업 육성에 범국가적 역량을 투입했던 성과를 기반으로 새로운 10년을 대비해야 할 때다. 올해 11회째를 맞는 `나노코리아2013`은 나노 기술·산업의 발전상을 파악할 수 있는 장이자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기 위한 기회가 될 전망이다.
◇한국 나노산업의 과제
지난 2000년대 초부터 우리나라는 나노기술종합발전계획 등을 수립하며 범부처 차원에서 나노기술에 투자해왔다. 10년간 2조4000억원을 투입해 집중적으로 육성했다. 지난 2002년부터 나노종합팹센터를 구축해 연구개발(R&D) 인프라도 갖췄다. 덕분에 나노기술 분야 미국 공개특허 등록건수에서 미국·일본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했다. 지난 2010년 기준 나노기술 경쟁력은 미국·일본·독일에 이어 세계 4위에 오르는 성과를 이뤄냈다.
하지만 나노 기술이 산업 전반에 확산되는 속도는 더디다. 기술 개발은 어느 정도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지만 사업화에는 걸림돌이 많기 때문이다. 탄소나노튜브(CNT)가 대표적이다. 지난 1990년대 초반부터 실리콘을 대체할 반도체 신소재로 거론돼 왔지만 상용화까지는 기술적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래핀 역시 R&D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산업에 적용되지는 못했다.
특히 수요 기업들이 나노 신기술을 채택하는데 신중한 모습이어서 기술 개발 이후 사업화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도 다수다. 수요 기업과 개발 기업간 접점을 찾는 게 나노 산업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최영진 명지대 물리학과·나노공학과 교수는 “그동안 R&D에서 성과를 냈지만 수요를 찾지 못해 기술까지 사장되는 중소 기업도 많았다”며 “사업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자동차 경량화 소재나 스마트폰 등 부품 코팅, 공해 저감 기술, 방수 섬유 등에서 강점을 보인다. 전기·전자 분야에 국한돼 있던 나노 기술 R&D가 최근 자동차·에너지·환경 분야로 확대되는 것도 희소식이다.
◇나노융합기술 사업화의 장(場)
산업통상자원부와 미래창조과학부가 공동 주최하는 `나노코리아2013`이 10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다. 올해로 11년째를 맞는 국내 최대 규모 나노 국제 행사다. `나노기술, 차세대 산업을 위한 개척자(Nanotechnology, Pioneer for the Next Industries)`라는 주제로 국내외 나노 관련 기업들이 모여 신시장 창출을 고민하고 협력 가능성을 타진한다.
올해는 나노 기술 R&D의 성과물을 한자리에 모아 노하우를 공유하고, 실제 사업화가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짜여졌다. 어느 때보다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우선 나노융합 대전은 나노기반 5개 신기술 분야 전시회가 합동으로 개최된다. 이희국 나노조합이사장이 이끄는 나노 분야, 홍순국 레이저가공학회장이 지휘하는 레이저 분야, 전성규 코미코 사장, 김해두 재료연구소 박사, 김민 세라믹기술원 원장이 공동 주관하는 첨단세라믹 분야, 박효덕 MEMS연구조합 이사장 주도로 마련된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분야, 시제품제작 전시회 등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 연관 산업과 협력 기회를 확대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했다.
국내 대표적인 나노융합 제품 60여종을 전시해 수요기업과 일반인이 나노 기술을 공감할 수 있는 코너도 마련했다. 양자점 발광다이오드(LED), 나노소재 화장품, 나노향균 기능이 있는 세정제, 투명 열차단 유리, 자가세정 코팅 태양전지, 기능성 의류에 적용된 투습방습 섬유, CNT를 적용한 자전거, 자동차 경량화용 복합소재 등이 소개된다. 이해를 돕기 위해 전문 해설자가 현장에서 설명을 돕는다.
한국·일본·중국·대만·싱가폴·미국·캐나다·독일·체코·벨기에·러시아·이란·인도 등 13개국 329개 기관과 사업체가 504개 부스를 차린다. 규모면에서는 세계 2위 전시회로 발돋움했다. 특히 해외 참여가 확대돼 국제 협력에 불을 지핀다. 모스크바 시정부는 24개 나노기관과 러시아 국가관을 조성하고 첫째날 `한·러 비즈니스 교류회`를 개최한다. 독일 잘란트 주정부 환경부장관과 나노 대표단이 파견돼 `한·독 나노기업 협력 워크숍`도 연다. 대만은 국가나노기술사무국(NPNT) 대표가 참석해 `한국(나노조합)·대만(NPNT)간 나노산업촉진을 위한 협력 양해각서(MOU)를 교환한다.
◇나노기술 사업화 기회
나노코리아2013에서는 실제로 협력 사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각종 프로그램을 만들어 기업들을 지원한다. 8개국 149개사가 197건의 상담회를 연다. 둘째날인 11일에는 나노기업과 수요기업을 연결시켜주는 `T2B(Tech to Biz)` 나노 제품 거래 상담회가 열린다. LG전자·LG화학·현대자동차·코오롱글로텍 등 13개사가 수요 기업으로 참가해 약 65건의 상담이 이뤄진다. 해외 8개국 16개 수요 기업이 참여하는 국제협력 상담회도 같은 날 개최된다. 인도 오토파이버크래프트, 러시아 AVP테크놀로지, 중국 나노폴리스 쑤저우, 미국 후지필름다이매틱스 등과 기술 제휴는 물론 거래 협상의 기회도 가질 수 있다. 산학협력 상담회는 10일부터 양일간 이어진다. 나노융합분야 23개 대학·연구소와 공동 연구개발, 기술이전·라이선스 계약에 관한 내용을 공유할 수 있다. 투자유치(IR) 상담회도 첫째날 열린다. 자금난을 겪고 있는 우수 중소·벤처기업이 투자 유치에 나선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