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베이징에서 바라 본 한·중 정상회담

한·중 정상회담 경제사절단으로 중국에 다녀왔다. 몇 가지 점에서 이번 정상회담은 특별했다. 첫째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극진한 예우와 지대한 관심이다. 양국 정상은 오랜 인연과 비슷한 역경을 겪은 동질감에서 우러나는 신뢰와 존중이 남달랐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통례를 깨고 정상회담, 국빈만찬 이외에 박 대통령과 특별오찬도 함께하며 `시와 문장`으로 대화하는 문화적 유사성까지 과시했다. 두 정상이 보여준 각별한 친분은 양국 국민 간 우정을 꽃피우는 계기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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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미래비전 공동성명`에 담긴 양국의 미래상이다. 정치·안보, 경제·사회, 나아가 인문분야까지 모든 협력을 망라함으로써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내실화했다. 공동성명 부속서에 액션플랜까지 담았으니 이제는 `중국 없는 한국, 한국 없는 중국`은 생각하기 어렵다.

셋째, 정상회담이 열린 시기와 순서다. 미국과 대등해진 중국의 국제 위상과 최근 한반도 정세, 그리고 중국과 일본의 대립 및 갈등을 고려할 때, 이번 정상회담은 양국 간의 `전략적 교집합`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 미국에 이어 일본이 아닌 중국과 먼저 정상회담을 개최한 것도 양국 관계의 달라진 위상을 확인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두 나라 관계발전을 경제협력이 선도하는 만큼 정상회담에서는 경제·통상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이 상당수 논의됐다. 양국은 수출과 투자를 통한 경제를 발전시키는 단계를 넘어 두 나라 기업이 중국 내수시장 활성화라는 공동목표를 달성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발전해야 한다. 이러한 공감 아래 양국은 2015년까지 무역액 3000억 달러 달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교역을 확대하기로 했다. 그렇다면 지난해 2151억 달러였던 양국 간 교역액을 획기적으로 늘려나갈 방안은 무엇인가.

우선 종전의 가공무역 및 수출 위주의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에서 벗어나 중국 소비자를 겨냥한 `메이드 포 차이나(Made for China)`로 전환하고, 중국 업체와 제휴해 물류 및 유통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메이드 위드 차이나(Made with China)` 전략이 동시에 수반돼야한다. 이의 일환으로 해외 글로벌 기업과 국내 중소·중견기업이 기술 및 마케팅에서 제휴하는 글로벌 파트너링(GP)을 확대해야 한다.

GP사업은 2010년 코트라(KOTRA)가 3~4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시작돼 2011년 미국 캐터필라, 알카텔루슨트 등 10개사와 국내 기업의 계약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거뒀다. 2012년에는 일본의 혼다, 히타치 등 30개사와 우리 기업간 계약액이 2억9800만 달러로 늘어났다.

올해는 정상회담에 맞춰 중국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이번 `글로벌 파트너링 차이나`에는 화웨이, 하이얼 등 중국 글로벌기업 30개사와 국내 기업 42곳이 참가해 중국 내수시장에 동반진출하기 위한 상담이 이뤄졌다. 올해 목표는 글로벌기업 50개사와 3억5000만 달러를 계약하는 것이다. 이 같은 중요성을 감안해 박 대통령도 바쁜 일정을 쪼개 행사장을 방문해 참가기업을 격려했다.

둘째, 중국 내륙을 공략하기 위해 서부 대개발과 신도시화에 주목해야 한다. 박 대통령이 이번에 방문한 시안(西安)은 내륙진출의 전초기지 역할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70억 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건설 중인데, 실크로드의 시발점으로서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곳이라 애니메이션 등 문화콘텐츠 분야와 접목하면 좋을 것 같다. 신도시화와 관련해서는 우리나라가 강점을 갖춘 지능형교통시스템(ITS), u시티 등 도시 매니지먼트 분야를 우리 기업이 선점하는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셋째, 한중 FTA를 조속히 체결하는 것이다. 양국 정상이 높은 수준의 포괄적 FTA를 추진하기로 합의한 것이 고무적이다. 양국은 FTA를 교역 확대의 기반으로 삼아 양국의 경제관계를 더욱 다변화하고 대외경제의 위험에도 공동 대응하면서 굳건한 `경제동맹`을 이뤄가야 한다.

국가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려면 `사회적 자본`이 축적돼야 하고, 사회적 자본은 `신뢰`를 통해 형성된다. 신뢰를 맨 앞에 내건 이번 정상회담이 양국의 진정한 공동번영의 시대를 알리는 서막이 되길 희망한다.

오영호 KOTRA 사장 youngho5@kotr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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