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주가가 떨어지면 덜 받는 방식으로 자신의 스톡옵션 조건을 바꿨다고 블룸버그가 23일 보도했다. 추락한 주가로 분노한 주주를 달래려는 배수의 진으로 풀이된다.
2011년 스티브 잡스 사망 후 애플을 맡은 쿡은 스톡옵션 100만주를 10년에 걸쳐 받기로 했다. 2016년과 2021년에 각각 50만주를 받는다. 바뀐 지급조건에선 주가에 따라 지급 규모가 달라진다. 팀 쿡은 일단 올해 16만주, 2016년과 2021년에 조건 없이 각각 10만주를 받는다.
나머지는 주가에 달렸다. 매해 최대 8만주에서 최소 4만주를 받게 된다. 애플 주가가 S&P 500지수 상위 33%안에 포함되면 8만주, 66% 안에 속하면 6만주, 하위 33%로 추락하면 4만주만 받는다. 주가만 좋다면 쿡은 애초 지급받기로 한 100만주를 모두 받을 수 있다. 최악의 경우에는 68만주에 그친다. 3분의 1 가량이 날아갈 수 있다.
현재 애플 주가 413달러로 계산하면 1억3400만달러(약 1546억원)를 손해 보는 셈이다. 스톡옵션 변경은 쿡이 직접 추진했다. 애플은 공시에서 “CEO가 직접 지급조건 변경을 이끌었으며 이사회의 결정을 적극 지지했다”고 밝혔다.
스톡옵션 지급변경은 주가 하락으로 성난 주주들의 압력 때문이다. 올해 들어서만 애플 주가는 20% 이상 하락했다. 최고가를 기록했던 지난 9월에 비해서는 38% 주저앉았다. 주가 부진으로 팀 쿡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에서 CEO만 높은 보상을 받는 것이 부담이다. 애플은 지난 4월 600억달러(약 67조원) 규모로 자사주를 매입하고 배당률 15%로 확대하는 등 적극적으로 주주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