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시장 장기 침체와 대기업의 공격적 시장 확대 속에 침구청소기, 이미용기 등 소형가전 업체 대표들의 걸음이 빨라졌다. 수출지역 확대, 우수 기술 확보, 디자인 강화 등 자신의 전공에 기업의 핵심 경쟁력을 살린 노하우를 접목시켜 직접 현장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성진 부강샘스 대표는 한 달에 절반 이상을 해외에 머무른다. 의사 출신인 이 대표가 자신의 경험을 살려 개발한 침구살균청소기 `레이캅`의 수출 확대를 위해서다. 언제라도 출장을 떠날 수 있도록 사무실에 아예 간단한 짐을 싸두고 다닌다. 특히 위생과 건강에 관심이 많은 일본시장에는 2011년부터 진출해 침구살균청소기 판매 확대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 시장점유율 1위지만, 올해는 일본, 중국뿐만 아니라 북미 시장까지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대표는 “일본 소비자의 신뢰 확보를 위해 서비스 콜센터에 투자를 많이 했다”며 “소비자 불만은 물론이고 제품 수리도 월 1회 이상은 내가 직접 현지에 가서 해본다는 생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용기기 1위 기업인 유닉스전자 이한조 사장도 차별화된 기술 확보를 우선 과제로 삼았다. 이미용기기는 내수에서도 필립스, 로벤타 등 해외 기업과 시장점유율을 다투는 치열한 시장이다. 유닉스전자는 이미 2002년부터 국내 최초로 전자파 저감설계로 특허를 받아 제품에 적용한 바 있다. 변호사 출신인 이 사장이 올해 초 직접 미용사 자격증까지 따면서 전문성을 더했다. 최근에는 소형기기의 무게 및 불편함을 대폭 해소할 수 있는 배터리 기술을 선행기술연구팀과 함께 고민하고 있다.
이 사장은 “헤어 드라이기는 시장 특성상 가격을 높게 부르기 어려운 제품”며 “앞선 기술을 탑재하면서 소비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원가절감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성진 조아스전자 부사장은 이미용기기 사업에 전공인 디자인 경영을 접목시켰다. 전기면도기 전문기업이던 회사에서 젊은 여성을 타깃으로 한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포장박스, 브로슈어 등 디자인 전담팀을 새로 꾸렸다. 100여개에 이르던 제품 라인업도 절반인 50개 수준으로 대폭 줄였다.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등을 전담하는 온라인 유통팀도 분리 신설했다. 제품 완성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협력사들도 재정비했다.
오 부사장은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전담 유통팀을 신설하는 것만으로 매출이 신장되는 효과를 얻었다"며 ”글로벌 대기업과 경쟁하려면 제품 기술력은 물론이고 디자인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써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