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나 애플이 갤럭시나 아이폰 시리즈 같은 주력 스마트폰을 내놓으면 며칠 안에 반드시 닮은꼴 제품이 시장에 나왔다. 달걀도 짝퉁을 만들어 판다는 중국에서 흔히 있던 일이다. 짝퉁 천국 중국이 변했다.
올 초 미국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에서 중국 ZTE가 두께 6.7㎜짜리 스마트폰을 선보여 주목을 끈데 이어 최근엔 화웨이가 더 얇아진 스마트폰을 공개했다. 두께가 기술력의 전부는 아니지만 세계에서 가장 얇은 스마트폰을 내놓았다는 것은 그냥 지나치기에는 뒷맛이 개운치 않다. 중국의 스마트폰 진화경로를 보면 더 놀랍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짝퉁폰 온상이었지만 저가폰 강자로 변화했고 이제는 하이엔드 스마트폰으로 세계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중심에는 ZTE와 화웨이·레노버가 있다. 디자인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성능도 세계 1, 2위를 다투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 제품에 손색없다. 더욱이 화웨이는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든 지 2년밖에 안 된 새내기다. 그럼에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선두그룹을 위협하는 무서운 아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더욱이 최근엔 15년 동안 세계 1위 휴대폰 업체로 군림한 노키아 인수 의향을 밝혀 세계를 놀라게 했다.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업체가 세계 각국에서 판매한 스마트폰 대수는 3억4000만대를 넘었다.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중국이라는 든든한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텃밭인 미국·유럽 등 선진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이 짝퉁 이미지에서 하이엔드로 변화한 배경에는 제조업이 있다. 부품을 만들 수 있는 경쟁력이 스마트폰 고급화를 이끌었다. 중국은 반도체·디스플레이를 비롯한 첨단 부품을 중국 현지에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아이폰 조립 경험도 무시 못 한다. 당장 삼성이나 애플을 따라잡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2위 그룹에 오르는 것은 시간문제다. 2년 후 스마트폰 시장지도가 또 어떻게 바뀔 지 아무도 모른다. 중국은 이제 더 이상 과거의 짝퉁 중국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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