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DB 철수" 초강수 대응도 한계...
급증하는 네이버 제휴 수수료로 인해 오픈마켓 시장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다. 이에 대응해 오픈마켓업계는 네이버를 거치지 않는 `직접 접속` 고객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지만 네이버 영향력을 벗어나기엔 역부족이다. 더욱이 오픈마켓 4사는 최근 모바일에도 수수료 부과하겠다는 네이버의 추가 정책에 공분해 지난주 `상품 데이터베이스(DB) 철수`라는 초강수를 꺼내들었으나, 네이버측 반응이 냉랭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픈마켓 업계가 네이버에 지불하는 제휴 수수료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가격비교 서비스 `지식쇼핑`이 거대화되면서 네이버에 지불하는 수수료 규모가 천정부지로 치솟아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4대 오픈마켓은 실제로 최근 자사 상품 DB를 네이버 모바일 지식쇼핑에서 철수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네이버가 PC웹에 이어 모바일에서도 동일한 수수료를 과금하겠다고 선언한 것에 대한 초강경 대응이다. 11번가·인터파크·옥션·G마켓은 함께 상품 DB를 제공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네이버 측은 현재 모바일 앱에서 검색되는 오픈마켓 상품에 `모바일 제휴가 되지 않은 쇼핑몰 상품`이라는 안내문을 게재한 상태다.
오픈마켓업계는 `직접 접속` 고객 확보에 나서며 네이버 의존도 줄이기에 한창이다. 11번가·G마켓·옥션·인터파크 등 4대 오픈마켓은 `바로가기` 이용 고객에게 쿠폰·마일리지·포인트 등 추가적인 결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를 경유한 11번가 고객은 결제 시 `T멤버십` 포인트를 사용할 수 없다. OK캐시백 130% 적립, 11% 할인 혜택,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 서비스도 제공하지 않는다. 할인 쿠폰, 마일리지 결제 서비스는 직접 접속 고객에게 제공한다. G마켓은 직접 접속 고객에게만 매일 G스탬프, 마일리지, 할인쿠폰 등을 받을 수 있는 `룰렛게임` 참여 기회를 부여한다. 옥션은 네이버를 거치면 최대 20% 할인 받을 수 있는 `이달의 쿠폰`을 사용할 수 없다. 인터파크는 직접 접속 고객에게 최대 2.5% 추가 할인 쿠폰을 증정한다. 11번가 관계자는 “네이버에 지불하는 제휴 수수료를 없애는 동시에 다양한 혜택을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 네이버를 경유해 오픈마켓에 접속한 후 상품을 구매하면 오픈마켓은 판매 금액의 1.5~2%를 판매 수수료로 지불해야 한다. 네이버 지식쇼핑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오픈마켓 업계가 부담하는 수수료 규모는 급팽창하는 추세다. 오픈마켓 전체 소비자 중 네이버에서 유입되는 고객 비중은 40%가량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제휴 수수료 규모가 큰 폭으로 늘면서 4대 오픈마켓이 네이버에 내는 전체 수수료는 연 1000억원 규모를 웃돌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불하는 수수료만큼 영업이익이 줄어 부담이 크다”며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한 네이버에 `을`의 처지에서 수수료율 인하를 요청하기는 어렵다”고 토로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DB관리·모객·홍보 등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마케팅 활동을 감안하면 제휴 수수료는 부담되지 않는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 수수료에 대응하는 오픈마켓의 마케팅 전략에 소비자의 결제 수단과 접속 경로가 줄어든 셈”이라며 “소비자 권리도 생각해야 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네이버 경유 오픈마켓 접속 시 제한 혜택
자료:업계 취합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