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 업계의 `힘겨루기`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한 업계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탓이다. 경쟁사 마케팅 전략을 공공연하게 폄하하는 것은 물론이고 선두 기업의 TV 광고를 패러디해 `노이즈 마케팅`에 활용하는 업체도 등장했다. 업체 간 과도한 시장 경쟁이 매년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는 소셜커머스 업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위메프(대표 박은상·허민)는 13일 자사 홈페이지와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 자사 영상 광고 풀 버전(Full Version)을 게재했다. 지난 10일 티저를 공개한 이후 3일만이다. 풀 버전에서는 `슬기로운 쇼핑 위메프`를 컨셉트로 케이블 방송 `SNL코리아`에서 활약하고 있는 배우 김슬기씨가 주인공을 맡았다. 위메프 관계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바이럴 마케팅(viral marketing)에 활용할 것”이라며 “현재 진행하고 있는 소셜 최저가와 5% 포인트 적립 제도 혜택을 재미있게 설명한 광고”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셜커머스 업계는 이번 위메프의 영상 광고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쿠팡(대표 김범석)이 지난달 `내가 잘사는 이유`라는 슬로건으로 배우 전지현 씨를 기용해 공중파에서 방영한 영상 광고를 노골적으로 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잘 삽니다`라는 카피를 `그녀는 잘 사는 줄 알았습니다` 등으로 바꾸는 식이다. 배경에 `지현이도 최저가는 위메프다`라는 문장을 노출하며 경쟁사 광고 모델을 암시하기도 한다. 주인공이 스마트폰으로 상품을 결제하는 장면에서는 `구팔`이라는 단어와 함께 `무료배송 미끼` `결제금액 > 바가지`라는 화면이 노출된다. 쿠팡은 지난달 9800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 무료배송 서비스를 제공한 바 있다.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경쟁사의 배송상자로 보이는 박스를 주인공이 발로 차는 장면이다. 로고 중간을 가렸지만 쿠팡의 로고와 거의 일치한다. 쿠팡 관계자는 “시작부터 끝까지 원색적인 비방만 담긴 광고”라며 “패러디는 풍자 등 목적을 갖지만 이번 광고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대응할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위메프의 쿠팡 네거티브 광고가 법률에 저촉되는 것은 아니지만 도를 넘은 것은 사실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티켓몬스터 관계자는 “지적을 관심이라고 판단해 과장해서 제작한 광고”라고 혹평하며 “대중적으로 화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소비자들에게서 깊은 공감을 얻기는 힘들 것”이라고 평했다. 또 다른 소셜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소수 업체가 주도하는 시장에서 업체 간 경쟁이 격화되면 더 이상 시장 규모를 키우기 어렵다”며 “시장 1위 자리에 연연하기 보다는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것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유진 위메프 홍보실장은 “위메프는 시장에서 2·3등을 오가는 `추격자` 입장”이라며 “후발주자는 끊임없이 차별성을 부각시켜 고정된 포지션을 뒤흔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