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안보국(NSA)의 광범위한 인터넷 감시를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이 소속 회사에서 해고됐다. 그가 일하는 컨설팅 업체 부즈앨런해밀턴은 “직업윤리 등 회사 정책에 위배된다”며 스노든을 해고했다고 12일 밝혔다.
부즈앨런해밀턴은 NSA를 비롯해 여러 기관과 기업에 정보 분석 자료를 제공한다. 스노든은 이 회사에서 3개월가량 일했다. 이 기간 그가 받은 임금은 12만2000달러(약 1억 4000만원 가량)다.
스노든의 기밀 폭로로 미국 정부가 개인 정보를 무차별적으로 광범위하게 수집해왔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미국이 발칵 뒤집혔다. 특히 스노든이 정부 기관이 아닌 민간 업체에 근무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미국 첩보 업무가 민간 계약 업체에 좌지우지된다는 우려도 커졌다.
미국 정부에 인력과 외주 서비스를 제공하는 민간 업체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대테러 첩보 예산이 증액되며 급격히 증가했다. 관료주의에 찌든 정부보다 민간 기업이 첨단 기술 적응이 빨라 계약이 유리하다는 인식이 퍼졌기 때문이다.
2007년 미국 연방 상원의 정보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핵심 외주 직원 1명에 들어가는 비용은 연간 25만달러(약 2억8000만원)로 공무원 비용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스노든이 일한 부즈앨런해밀턴은 지난해 매출액이 58억6000만달러(약 6조6000억원)에 달하며 이 가운데 22%를 첩보 관련 외주 사업에서 벌어들였다.
스노든은 현재 홍콩에서 잠적한 상태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