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지하철역에서 흉기 난동으로 14명의 사상자를 낳은 용의자의 부모가 사망한 아들을 대신해 무릎을 꿇었다.
23일 AFP 통신에 따르면 대만 타이베이 지하철역 흉기 난동 용의자 장원(27세·남성)의 부검이 진행된 타이베이시 법의학 부검센터에서 용의자 부모가 모자와 마스크를 쓴 채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용의자의 아버지는 “저지른 흉악 범죄는 사회에 심각한 해악을 끼쳤고,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고통과 피해를 안겨주었다”고 사과하며 아내와 함께 무릎을 꿇은 채 허리를 숙였다.
일어난 뒤에도 재차 고개를 숙인 두 사람은 “모든 분들께 사과드린다. 정말 죄송하다”며 수사에 전적으로 협조할 것을 약속했다.
용의자 장원은 사건 당시 무직으로 가족의 경제적 지원에 의존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해서 용의자가 부모가 준 돈으로 무기를 구입했을 가능성이 있는지, 또한 피해자들에게 배상할 의사가 있는지를 묻는 질문이 나왔지만 부모는 답변을 거부했다.

사건은 지난 19일 대만 타이베이 중앙역 지하통로와 쇼핑가에서 발생했다. 금요일 퇴근시간대로 사람들로 혼잡한 가운데, 장원은 연막탄을 터뜨리고 가방에서 흉기를 꺼내 인근 시민을 무차별 공격했다. 이 사건으로 3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용의자는 경찰에 쫓기다가 사건 당일 건물 옥상에서 투신해 사망했다.
범행 당시 장원은 병역법 위반으로 수배 중인 상태였다. 대학 졸업 후 공군에 자원 입대했으나 음주운전으로 불명예 제대했고 의무 병역을 이행하지 않아 수배 중이었다.
장원은 지난 1월 타이베이역 인근 아파트를 임대하고 범행 장소를 사전 답사했다. 그의 태블릿PC에서는 2014년 타이베이 지하철 칼부림사건 등 '무작위 살인'과 관련한 검색 기록이 확인됐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