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핵융합 산업, 도약대에 올라섰다

KSTAR 운영·ITER 공동개발사업 참여 기업 171개 달해

#1. 다원시스(대표 박선순)는 핵융합 연구개발사업(KSTAR)에 참여해 얻은 기술로 지난해 매출이 400억 원을 넘어섰다. 올해는 600억원대를 바라본다. 고전압과 대전류, 고정밀 전원장치 부문에서 세계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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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핵융합연구소 중소기업상생한마당이 11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42개 업체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참가 기업인들이 발주 과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2. KAT(대표 한상덕)는 핵융합 기술의 핵심요소인 초전도 선재 제작 및 크롬 도금 부문에서 세계 최고 기술력을 쌓았다. 핵융합사업에 참여해 900억원 상당의 매출과 수입대체 효과도 거뒀다. 초전도 시장은 장기적으로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는 것이 전문가 견해다.

핵융합은 1억℃ 이상의 고온에서 수소 원자핵이 합쳐지며 에너지를 방출하는 것을 말한다. 핵융합은 제4의 물질로 불리는 플라즈마 상태에서 이루어진다.

국내에서는 핵융합 에너지를 만들어 내기 위해 국가핵융합연구소(소장 권면) 주도로 초전도핵융합장치인 `KSTAR`를 연구해 왔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미국이나 EU, 일본 등이 참여하는 국제핵융합실험로 프로젝트인 `ITER`사업도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싹튼 핵융합 산업이 현재 출현기를 거쳐 확장기에 진입했다. 핵융합 산업 자체가 단기가 아닌, 장기사업이다 보니 안정적인 수익 창출도 기대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1995년 국가핵융합연구개발기본계획에 따라 KSTAR 제작이 착수된 이후 포스코ICT를 비롯한 총 69개 기업이 초창기 핵융합 연구개발에 참여했다. 이 장치건설 사업으로 얻은 업체 매출효과는 2582억원, 고용효과는 1378명으로 집계됐다.

2007년 KSTAR가 완공된 이후 KSTAR 운영과 ITER 공동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국내 업체는 모두 171개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하늘엔지니어링이나 넥상스코리아, 원신ENG, 모션하이테크, 솔리스, 원일, 윤슬 등 90% 이상이 중소·중견기업이다.

핵융합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으로 지난해 매출 100억원이 넘은 곳은 다원시스, 삼진정밀, 쎄트렉아이, 올제텍, 한경아이넷, KM-ENG, 비츠로테크, 이화전기공업, 한국진공, 유로파워 등 10개였다.

또 KSTAR에 참여한 기업 가운데 30%인 22개는 핵융합사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습득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ITER사업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해외수주 금액만 지금까지 1738억원에 달한다.

이는 KSTAR 건설사업에 투입된 4000억원(건물 포함)의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규모로, 거대과학을 중심으로 하는 산업 생태계 형성 효과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기록됐다.

한편 국가핵융합연구소는 11일 핵융합과 관련한 업체들과의 소통 및 협력을 위한 `중소기업 상생 한마당` 행사를 개최했다. 이 행사에는 모두 42개 업체가 참여했다. 향후 핵융합연이 발주 예정인 6개 분야 94개 사업(420억원 규모)에 대한 구매 상담이 진행됐다.

권면 국가핵융합연구소장은 “국내 원자력 및 제조업, 중공업 분야와 융합·혁신 체계를 구축하는 등 다른 거대 산업과의 연계를 통한 생태계 확산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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