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우주개발 정책, 지속성이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20년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12기의 위성을 개발해 운용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천리안 위성 발사에 성공해 세계 일곱 번째 독자 기상위성 개발, 세계 최초 정지궤도 해양관측위성 발사, 세계 열 번째 통신위성 자체 개발국 지위를 확보하는 값진 성과를 이뤘다. 더불어 한반도 상공 동경 128.2도의 정지궤도를 확보함으로써 우주 영토를 확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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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으로 정지궤도 위성은 주로 저궤도에서 운용되는 지구관측 실용위성보다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특히 기상과 해양 관측 임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복합위성 개발은 세계 최초 성과다. 이러한 기술적 우수성과 국제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의 우주기술 개발은 기술력 확보 및 개발 자체만을 목표로 하고 있어 성장의 한계를 보였다. 지속적으로 우주기술력을 높이고 우주 강국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기초과학 기술을 창의적 아이디어와 연계해 창조적 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우주개발 정책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

미국은 1969년 유인 달 탐사를 위해 기초과학 육성과 신기술 개발을 동시에 추진, 달 탐사와 더불어 비디오, 컴퓨터, 위성중계 기술, 연료전지, 내비게이션 기술 등 현재까지 널리 사용되는 신기술을 개발해냈다. 당시 미국에서도 막대한 예산 등을 이유로 달 탐사에 대한 많은 비판이 일었지만 우주기술력을 획기적으로 성장시킨 것임에는 분명하다. 우주기술 개발과 더불어 산업기반을 마련하는 형태의 선순환적 개발 방식이 다른 많은 나라에서도 공통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관점에서 국내 최초 정지궤도 위성인 천리안 위성은 개발 단계에서부터 활용도를 고려한 대표적 위성개발 사례다. 자연재해로 인한 우리나라 재산 피해는 태풍 1기당 약 4조2000억원(2003년 태풍 매미), 황사의 경우 연간 11조원에 이른다. 천리안 위성이 보낸 고성능 기상위성 자료 분석으로 기상상태 및 변화를 정확히 예보해 전체 피해 규모의 약 10% 이상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천리안 이전에는 미국이나 일본 중심의 기상 자료를 30분 간격으로 수신해 사용했다. 국민의 안전과 재산 보호를 위해 필수적인 태풍, 황사 등 기상 정보를 다른 나라에 의존했던 기상 약소국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기상정보 확보 자립, 우주 선진국 진입 등의 의지와 노력으로 대한민국 상공에 천리안 위성을 올리는 데에 성공해 국가 위상마저 바꿔 놓았다. 다른 나라 기상 정보를 얻어 쓰던 `기상정보 원조 수혜국`에서 24시간 직접 관측한 정보를 주변국에 제공하는 `기상정보 원조 공여국`으로 수직 도약했다.

천리안 위성이 2017년 임무수행을 마친다. 기상·해양 관측의 연속성 확보, 고품질 기상관측 자료의 안정적 제공, 해양재해·재난 예측 정밀도 향상, 지구온난화 대응 등 한반도 주변의 상시관측체제 구축을 위해 후속 위성의 적기 개발이 필수적이다.

우리가 개발 중인 중형급(3톤 규모) 정지궤도 복합위성의 경우 세계적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임에 따라 개발 이후의 사업성도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발사가 성공할 경우, 국내 위성 개발 관련 업체에 기술 이전을 통한 세계 우주시장 진출 확대 효과도 기대된다.

우리나라가 조속히 우주 선진국에 진입하기 위해선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우주개발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최초 개발 계획에 따른 예산 확보와 개발 일정의 준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주 핵심기술 개발과 이를 토대로 한 산업적 기반이 안정적으로 구축되고 많은 기업이 참여해 우주산업을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가 조성되어야만 비로소 우주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 우주개발 정책의 지속성이 중요한 이유다.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cjlee@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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