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정기보수 일정 조정 속내는?

SK이노베이션이 울산공장 고도화설비 정기보수 일정을 3분기로 연기했다. 정제마진 악화 등으로 예상된 실적하락을 상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정유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당초 2분기로 예정된 울산공장 고도화설비 정기보수 일정을 3분기로 분산 조정했다. 규모가 작은 제1 고도화설비 정비는 계획대로 2분기에 추진하고 규모가 큰 제2 고도화설비 정비 일정은 3분기 이후로 미룬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이 밝힌 정기보수 일정 조정 이유는 원자력발전소 가동 중단 사태에 따라 전력피크기간인 7~8월 전력 사용량을 줄이려는 것이다. 전력사용량이 많은 제2 고도화설비 정기보수 시점을 전력피크 이후 일정과 맞추면 국가 전력공급 사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정유 업계는 SK이노베이션의 이 같은 움직임에 국제유가 하락과 정제마진 약세 등으로 예상되는 2분기 실적악화를 일부 상쇄하려는 전략이 깔려있는 것으로도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국제유가 하락, 정제마진 악화 등 외부 요인으로 2분기 실적부진이 예고되는 상황에서 정기보수로 생산량 감소까지 겹치는 것을 피하는 전략을 구사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지난 1분기 배럴당 20달러까지 올라갔던 정유사 정제마진은 2분기 들어 배럴당 8달러대로 떨어졌다. 지난달 초에는 4.5달러 수준까지 내려갔다. 6월 기준 배럴당 9달러로 보통 수준으로 회복했으나 4~5월 두 달간 정유사가 입은 손실이 적지 않다.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4월초 배럴당 108달러를 기록한 후 하락을 지속해 100달러 수준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오름세에 있을 때 실적이 좋아지는 정유사의 생리를 비춰보면 하락·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는 국제유가는 2분기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유 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분기 적자라는 타이틀을 이어갈 수도 있다는 것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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