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357>함(doing)과 힘(power), 그리고 휨의 관계

힘이 있어야 하는 게 아니라, 하면 없던 힘도 생긴다. 힘은 쓰지 않으면 감퇴하거나 있던 힘도 없어진다. 반면에 힘을 쓰면 힘이 생긴다. 힘이 있어서 힘을 쓰기보다 힘쓸 일이 생기면 이전에 없던 힘도 생긴다. 평상시 발휘하던 힘을 써도 잘되지 않는 상황에 직면하면 이전과 다른 방법으로 더 강도 높은 힘을 쓰려는 묘안이 생기고 실제로 그런 힘이 생긴다.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불가능한 힘도 힘들면 발휘되기 시작한다. 힘들면 다른 방법으로 힘을 써야 그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 신명나면 평소의 힘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도 신들린 사람처럼 해내는 일이 벌어지지 않는가. 신나게 해야 이전과 다른 놀라운 힘이 생긴다. 재미있게 몰입해야 불가능에 가까운 힘이 샘솟는다. 힘을 쓰기 시작하면서 힘들어도 힘이 들어간다. 힘든 일이 발생해야 이전과 다른 방법으로 힘 쓸 대안을 모색한다.

힘든 일은 그래서 새 힘을 샘솟게 하는 원동력이다. 힘들지 않으면 새로운 힘이 생기지 않는다. 힘도 용불용설이 적용돼 자꾸 이전과 다른 방법으로 쓰기 시작해야 다른 힘이 생긴다. 이전과 비슷한 상황에 직면하면 큰 힘을 쓰지 않아도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한다. 뇌는 이전과 다른 비정상적인 상황에 직면해야 정상적 방법으로 힘을 쓰면 안 된다는 판단을 내린다. 쉽게 하면 힘이 들어가지 않고 힘이 들어가지 않으면 힘도 생기지 않아서 작은 시련과 역경에도 삶이 휘기 시작한다.

힘들어야 힘이 생기고 힘이 생겨야 삶이 휘지 않는다. 결국 삶은 힘든 상황의 연속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포기하지 말아야 되는 이유는 힘든 상황을 극복하고 느끼는 성취감과 보람이 있기 때문이다. 힘든 상황은 물리적으로 견딜 수 없지만 노력만하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 난도가 높은 힘든 상황에 직면할수록 더 힘든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내공도 생기는 법이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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