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세계 190여개국의 고객 주문에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글로벌 운영 시스템을 연내 구축한다. 기존에 법인·대리점 단계에서 수집하던 시장 수요를 딜러·고객 수준까지 확대해 생산 및 공급 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이를 통해 고객과 시장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경영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최근 각 지역별 수요 예측 기능 강화를 핵심으로 한 글로벌 공급망관리(SCM) 혁신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현대·기아차 고위 관계자는 “기존에 해외 법인 및 대리점 단계에서 수집하던 시장 수요 지표를 고객 차원까지 확대하는 공급망관리 혁신 프로젝트를 최근 시작했다”며 “본사에서 각 지역별 고객의 주문 상황과 수요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연내에 갖추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시스템 혁신은 글로벌 수요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생산 계획을 운용하고 시장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시스템이 완료되면, 190여개국에 달하는 해외 법인의 판매 현황을 본사 글로벌 종합상황실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본사는 각 지역의 수요 상황을 바탕으로 각 생산공장과 협력업체에 차량 및 부품 발주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유기적인 공급망 관리가 가능하다. 또 딜러-대리점-본사-공장-협력업체로 이어지는 공급망 상에서 필요한 정보를 보다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게 된다.
공급망관리 혁신은 현대·기아차의 해외 생산 비중이 과반을 넘고, 각 지역별 시장 상황과 고객 니즈가 다양화하면서 핵심 화두로 대두됐다는 분석이다. 또 현대·기아차가 재고를 정상(2.5개월)을 밑도는 1.8개월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 상황에 보다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과제로 부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의 공급망 관리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에서 이미 최상위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올해 SCM 혁신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판매와 생산의 협업 체계가 보다 강화돼 글로벌 운영 효율성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수만개 부품으로 구성되는 자동차는 효율적인 공급망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낭비를 줄이고 수익성을 높이는 중요한 수단”이라며 “중소·중견 협력업체들에게 정확한 수요 정보를 전달,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상생을 실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