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조세·규제 등 경영활동 과정에서 지는 각종 의무에 대한 부담이 3년 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비수도권에서 느끼는 부담이 컸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최근 전국 409개사를 대상으로 `2013년도 기업부담지수`를 조사한 결과 올해 전체 지수는 전년보다 2포인트 증가한 105로 집계됐다. 비수도권은 작년 103에서 올해 106으로 올랐다. 대한상의는 “다양한 규제완화 정책을 지방기업이 체감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며 “최근 제기되는 수도권 규제완화 움직임에 대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기업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기업부담지수 조사는 기업의 각종 의무에 대한 부담을 측정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100을 넘으면 부담을 느끼는 기업이 더 많은 것을 의미한다. 조세, 준조세, 규제의 3개 부문에서 법인세, 부가가치세, 4대 보험, 입지·건축규제, 노동규제 등 9개 세부항목을 조사한다.
부문별로는 조세부담지수가 작년보다 1포인트 하락했으나 여전히 기준치보다 높은 111을 기록했다. 부담을 느끼는 이유는 `국제적인 법인세 인하추세와 다른 국내세제 방향`(33.5%)을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은 `세제지원제도의 일몰적용에 따른 부담증가`(31.5%), `일감몰아주기 과세 등 경제민주화 관련 규제 신설 및 적용`(27.1%) 등이다.
준조세지수는 4대 보험(140→133) 부담은 다소 줄었지만 기부금(58→75)이 증가해 전년보다 5포인트 오른 104를 기록했다. 규제 지수도 작년보다 소폭 오른 100을 기록했다. 항목별로는 노동규제가 지난해 120에서 올해 115로 소폭 하락했으나 여전히 기준치를 웃돌았고, 입지·건축규제(85→95)는 전년대비 10포인트 상승한 95를 기록했다.
기업부담지수를 규모별로 살펴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105로 동일했으나, 작년 대비 증가폭은 중소기업이 컸다. 업종별로는 제조업(105)은 증가한 반면 비제조업(105)은 소폭 하락했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1본부장은 “2011년 100이하 수치를 나타냈던 비수도권 지수가 매년 높아지고 있다”며 “지방특화산업, 우수향토기업 등에 대한 세제감면 혜택 확대와 지방의 불리한 물류환경, 정보환경 개선 등 지방기업을 위한 규제완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