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하 기관장 대폭 교체가 예고된 산업통상자원부가 신임 기관장 인선 작업을 본격화했다. 전문성을 갖춘 인사 발탁이 점쳐지지만 이른바 `낙하산` 인사와 최근 일고 있는 `반 관료` 정서가 변수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유관 기관에 따르면 지난 7일 산업부 산하 41개 공공기관 중 처음으로 에너지관리공단 신임 이사장이 임명됐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한국석유관리원, 한국서부발전은 기관장 공모 절차를 밟고 있다. 최근 공석이 된 한국산업단지공단,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전력기술 기관장 인선도 조만간 시작될 전망이다.
KIAT와 서부발전은 10일까지, 석유관리원은 오는 13일까지 각각 후보 신청을 접수한다. KIAT와 서부발전은 현 기관장 임기가 지난 4~5월 만료됐지만 새 정부 기관장 인사 윤곽이 늦게 그려지면서 지연됐다.
임기가 끝나지 않은 기관장에게도 사임 압박이 가해지는 가운데 정작 임기를 마친 기관장은 적시에 교체되지 않아 기관 운영 공백이 우려됐다. 따라서 KIAT와 서부발전 모두 후보 신청이 마감되면 빠르게 선임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석유관리원을 비롯해 에너지관리공단, 가스공사, 산업단지공단 기관장 공모는 전 기관장이 임기 도중 사의를 표명한데 따른 것이다.
표면적인 사임 이유는 새 정부에 부담주기 싫다는 것이었지만 일부에게는 직간접적인 사임 권고가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김재홍 산업부 차관은 지난 4월 기자단 오찬에서 “누가 사표를 내야하는지는 스스로 알고 있을 것이다. 정 모르면 알게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은 변종립 전 산업부 지역경제국장이 임명됐다. 가스공사 사장은 최근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최종 2인으로 후보가 압축돼 청와대에 보고됐다.
산업부가 원전 불량부품 사태 책임을 물어 경질한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전력기술 사장 후임 인사 절차도 이어질 예정이다.
신임 기관장은 새 정부가 전문성을 중시하고 관료를 중용하는 만큼 중앙 부처 출신으로 관련 업무 경험을 지닌 인사들이 발탁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를 뒷받침하듯 유력 후보로 언급되는 인물은 대부분 고위공무원 출신이다.
다만 최근 KB금융지주, 농협금융지주 등 금융권 수장에 관료 출신이 잇따라 발탁되면서 `반 관료` 정서가 일고 있는 것은 변수로 꼽힌다.
또 다른 변수는 정치권과 연이 닿아 비전문가가 임명되는 `낙하산` 인사다. 산하기관 관계자는 “몇몇 자리는 청와대나 정치권 의중이 더 반영되지 않겠냐”며 “새 인물을 찾는다는 명목으로 전문성과 어긋난 인물을 뽑는 것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장 공모 현황
※자료:산업통상자원부, 각 기관 취합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